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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아슬란.. 누구냐 넌?

harovan 2014. 11. 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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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모터쇼에서 AG로 소개되었던 현대의 아슬란이 10월 30일 출시되었습니다. 현대차에서 오랫만에 출시되는 차였고 그랜저와 제네시스의 사이로 들어가는 다소 생경한 포지셔닝 때문에 저역시 관심을 가지고 지켜 보았습니다.(현대차 관련 이미지는 현대차 홈페이지에서 가져왔습니다)



길을 가다 현대차 대리점이 보이길래 주저하지 않고 들어가 검정색 아슬란을 살펴보고 브로셔도 가지고 왔습니다. 사진을 찍어오지 않았지만 자동차 관련 사진은 이미 많이 접해 보셨을테고 인터넷상에서도 어렵지 않게 구할수 있으니 패스~


첫느낌을 솔직히 말하자면.. '뭐야?'였던것 같습니다. 언젠가부터 현대차는 모든 차에 플루이딕 스컬프쳐라는 디자인 컨셉을 적용했고 아슬란도 마찬가지라고 하네요. 그것도 뭔가 대단해 보이는 2.0!! 차를 좋아라하고 모터스포츠 블로그까지 운영하는 저였지만 한눈에 보기에 '그랜저와 뭐가 달라?'라고 느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아슬란과 그랜저는 플랫폼을 공유하는 모델이니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플랫폼을 공유한다고 해서 모두 비슷한 모습이 되는건 아닙니다. 이미 여러 매체를 통해 아슬란에 관한 소식은 접하고 있었지만 현대의 공식입장인 브로셔와 가격을 한눈에 비교하기 위한 가격표를 들고 나왔습니다.



옵션이나 세금을 제외한 기본판매 가격을 정리해 보니 위와 같았습니다. 그랜저와 제네시스의 가격이 상당히 벌어져 있었는데 그공간에 아슬란이 완벽하게 자리를 잡았지요? 보통 상하위 모델의 최저가와 최고가 모델은 가격 역전이 있기 마련인데 그런것도 없이 완벽하게 가격간섭이 없습니다.


물론 아슬란이 트림을 늘려간다면 제네시스의 베이스 모델보다 비싼 트림이 나오겠지만 이게 아무래도 현대가 지향하는 목표 같습니다. 동사 모델간에 가격간섭이 없이 3,000만원부터 7,000만원까지 우리가 다 하자~



제가 아슬란 브로셔를 보고 있으니 지나가던 여직원이 '소나타 사시게요?'라고 말했는데 갑자기 골이 띵~ 저는 아슬란을 그랜저와 제네시스의 중간모델로만 생각했지 소나타로 본적이 없어 몰랐지만 현대차 홈페이지에서 둘을 비교하니 놀랍도록 닮아있긴 했습니다.


그릴의 방향이 수직이냐 수평이냐지 아슬란의 헤드램프와 본넷 후드의 형상은 마치 소나타의 그것와 매우 흡사했습니다. 범퍼 아래쪽의 안개등이나 스플리터(?)쪽의 디자인이 확연히 다르기는 하지만 거기까지 신경쓰는 사람이 드무니 아슬란을 새로 뽑아 모임에 나갔지만 친구들 중에는 슬쩍 보고는 '소나타 샀냐?'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아슬란의 실내는...??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러웠습니다. 그랜저의 인테리어가 LF 소나타보다 못하다는 평가가 있을만큼 최근 현대차의 실내 디자인은 장족의 발전을 해왔습니다. 


아슬란의 인테리어는 보시는바와 같이 제네시스의 인테리어와 매우 흡사하며 스티어링 휠은 제네시스 로고가 현대 로고로 바뀐것만 빼고는 같아 보입니다. 센터페시아 디자인은 마치 BMW를 보는것 같은 착각이 들기는 하지만 뭐 나쁘지는 않습니다.



제원을 살펴보면 아슬란이 어떤 차인지 확실히 알수 있습니다. 실내 공간의 크기를 결정하는 휠베이스는 물론 앞뒤 윤거, 전폭, 전고가 그랜저와 완벽하게 일치합니다. 다른것은 앞뒤를 각각 15mm와 35mm씩 늘려 전장이 50mm(5cm) 늘어난게 전부입니다. 제원상으로만 보자면 산타페와 맥스크루즈의 차이보다 더 차이가 없는게 그랜저와 아슬란입니다.



여기까지는 제가 최대한 객관적인 관점을 유지한 것이고 이제는 제가 하고 싶은 얘기를 조금 할까요?


저는 아슬란의 정체가 궁금합니다. 터키어로 사자라는 뜻의 ASLAN.. 부르기 쉽고 입에 착착 감기는 단어이기는 합니다. 현대차는 보도자료를 통해 '당당하고 품격있는 외관 안정적인 승차감과 최상의 정숙성을 동시에 지닌 ‘아슬란’만의 차별적 가치를 사자의 특성에 투영해 선정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조사를 해보니 독일 스포츠 후륜구동 모델에 부담을 느낀 고객들이 많아서 승차감과 정숙성을 향상시킨 전륜구동의 아슬란을 출시했다'고 합니다.


흠.. 생각해 볼 대목입니다. 독일 스포츠 후륜구동에 부담을 느낀 고객들이 탔던 차가 뭘까요?



어느 정도 일리있는 말씀이긴 하십니다. BMW나 벤츠 같은 차들은 유지보수비가 국산차들에 비해 더 들어갈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승차감과 정숙성을 향상시킨 차를 만들어 수입 대형 세단의 수요를 빼앗아 온다.. 틀린 전략도 아닙니다.


그런데 좀 의문스러운 점이 있습니다. 스포츠 후륜구동을 타던 사람들이 원하던게 아슬란 같은 차일까요? 설마 M이나 AMG를 말하시는건 아닐테고 그냥 후륜구동을 말하려던게 '스포츠'가 실수로 들어간게 아니라면 5시리즈나 E클래스 중에서도 고급 트림의 수요를 뺏길 원하신단 말씀인데 실현해 낼 수 있을까요? 게다가 수출계획도 없답니다. 국내 소비자만 독일 후륜구동에 질렸을리는 만무한데 말입니다.


독일 후륜 대형세단을 타다가 그게 부담스러워서 바꾼다..라고 생각해도 저라면 제네시스를 타겠습니다. 후륜의 승차감이나 핸들링은 전륜보다 앞선다는게 상식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후륜 타다가 전륜으로 바꾸는 경우는 경제적으로 힘들어졌거나 가족구성원의 변화 또는 눈이 많이 내리는 지역으로 이사를 하거나 하는 케이스 밖에 생각나지 않습니다.



이미 많은 언론과 블로그에서 다루어졌지만 아무리봐도 아슬란은 법인을 위한 차입니다. 통상 법인차가 제공되는 상무/상무보는 그랜저, 전무는 제네시스, 사장급이 에쿠스(또는 수입차)를 탑니다. 고급차 시장이 어느 정도 볼륨을 가지게 되니 그랜저는 이제 '엔트리 고급차'라는 이미지가 생기며 그랜저를 받아드는 신임 상무님들은 표정이 그리 밝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네요.


그것을 간파한(?) 현대차가 야심차게 내놓은게 바로 그랜저를 뚝딱뚝딱 고쳐서 조금 더 고급스럽게 고친 아슬란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슬란이 출시된 시점 역시 대기업 인사시즌을 앞둔 시점으로 이미 법인차 부문에서는 상당한 사전계약이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통상 대형차들의 절반 정도가 법인차로 팔려나가니 현대차가 법인에 어필할 차를 만드는 것을 고깝게 보지는 않습니다. 열심히 일해서 한 기업의 임원이 되신 분들이 좋은 차를 타는것도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현대가 조금 더 솔직해 졌으면 좋겠네요.



누가봐도 법인 판매를 염두에 두고 출시한 차인데 그것을 독일 스포츠 후륜구동에 비교를 하다니요. 체급은 다르지만 쌍용의 체어맨은 솔직하기라도 합니다. Chairman = 회장님.. 요렇게 말입니다. 초급 임원들이 사자처럼 뛰어다니며 회사를 위해 일하는 모습? 좋습니다만 현대차가 아슬란을 출시할때 내놓은 수사는 다소 어이없기도 합니다.


법인차 시장은 분명 자동차 회사들에게 간과할 수 없는 시장입니다. 매년 임원으로 진급하는 사람들은 나오기 마련이고 이들에게는 차가 제공됩니다. 법인차 영업팀에서는 하루에 수십대 계약하는것도 가능합니다.


그렇지만 언제까지고 이렇게 '당장 팔리는 차'만 만들 작정입니까? 현대가 독일 브랜드처럼 프리미엄의 명함을 가진것도 아니고 일본차처럼 기술력을 인정 받은것도 아닌 상황에서 한국과 중국의 자동차 기술격차는 5년으로 줄어들었습니다. 현대차는 아직도 해외에서는 가격경쟁력으로 승부한다고 봐야 하는 브랜드인데 10년 뒤에도 먹혀들지는 모르겠습니다.



제네시스 세단을 고친 쿠페형 모델(아우디 A6와 A7 같이 말입니다)이나 i30의 N버전을 내놓다면 박수를 보내겠습니다. 당장 많이 팔릴 차는 아니지만 저는 '현대가 뭘 하긴 하는구나'라는 생각을 하겠습니다. 그게 아니라면 닛산 리프나 미쓰비시 아이미브 같은 차를 용감하게 내놓거나 말입니다. 테슬라 같은건 바라지도 않습니다. 연구와 시험주행만 하지말고 일단 내놓으란 말입니다~ 언제까지 모의고사만 볼겁니까?


아슬란이 법인차 시장 말고도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는다면 제가 말한건 다 헛소리입니다. 하지만 저는 초임 상무님들을 위한 떴다방 같은 느낌을 지울수가 없네요. 아슬란이 그랜저의 페이스 리프트 모델이었다면 이해하는게 쉽긴 하겠습니다. 제 삐딱한 시선이 문제인지 현대차가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현대가 '사고 싶은 차'를 만드는 브랜드가 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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