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프레 미니에 추격 당해 - 2016 실크웨이 랠리 SS10-SS12

실크웨이 랠리가 이제 정말로 실크로드로 접어 들었습니다. SS10부터 SS12까지의 일정은 하미-둔황-자위관-아라산 입니다. 하미는 하미과라는 과일의 원산지로 이게 굉장히 맛있는 과일 입니다. 멜론하고 참외 사이 정도라고나 할까요? 둔황은 중국 3대 석굴 중 하나인 둔황석굴이 있고 자위관은 만리장성의 서쪽 끝이며 아라산은 우리에게 황사의 발원지로 알려진 곳입니다.

SS10 하미 - 둔황 (484.33km)

SS11 둔황 - 자위관 (561.11km)

SS12 자위관 - 아라산 (666.92km)

실크로드 코스는 그야말로 황량한 땅 입니다. 우리가 보통 사막이라 부르는 사구 같은 느낌보다는 황야 같다고나 할까요? 중국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서역'으로 가는 곳으로 과거에는 하서회랑으로 불리기도 했으며 중국과 서역 사이의 무역은 물론 몽골과 티벳 사이의 무역로이기도 했습니다.

SS11은 취소되었습니다. 이유는 그림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모래폭풍이었습니다. 사막에서의 모래폭풍은 모든 것을 멈추게 만드는 위험이니 랠리도 당연히 멈추어야 합니다. 모래폭풍은 시야를 극도로 줄이기 때문에 랠리 크루들의 안전을 담보 할 수 없으며 최악의 경우 인명사고가 날 수도 있으니 당연한 조치 입니다. SS2는 폭우로 헬리콥터가 뜨기 힘들어 취소가 되었는데 이번이 2016 실크웨이 랠리 2번째 스테이지 취소네요.

선두는 여전히 푸조 2008 DKR의 시릴 데프레 입니다. SS12에서 3단 기어에 문제가 있었지만 스테이지 성적도 별 문제가 없었고 오버롤 선두도 유지했습니다. SS12에서 스테이지 우승은 세바스티앙 로브였지만 네비게이션 문제로 로브가 웨이포인트를 통과하지 못해 무려 4시간 페널티를 받으며 포디움권에서 완전히 밀려났습니다. 때문에 푸조 3인방 중에서 선두권에 남은 것은 데프레가 유일 합니다. 만약 데프레 마저도 불운을 겪는다면 푸조는 2016 실크웨이 랠리에서 빈 손으로 돌아가야 할 것 입니다.

미니 드라이버들은 로브의 페널티로 조금이나마 이득을 봤습니다. 3위였던 야지드 알 라지는 2위로 올라섰고 2위부터 5위까지 모조리 미니 ALL4 레이싱을 타고 있는 드라이버들로 채워졌습니다. 성능과 실력에서는 푸조 2008 DKR이 압도적으로 보이지만 푸조 드라이버들의 불운과 실수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니가 어부지리 우승을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만약 데프리가 실수하고 미니가 무리하지 않는다면 포디움은 모조리 미니의 차지가 될 수도 있겠네요.

트럭에서는 선두가 바뀌었습니다. SS10까지 카마즈의 아이랏 마디브에게 4분 32초를 앞섰던 르노의 반 덴 브링크는 SS12에서 사구에서 펀쳐가 나며 20분을 잃었고 그 사이 마디브의 카마즈는 반 덴 브링크를 유유히 지나쳤습니다. 140km 지점에서 마디브도 펀쳐가 있었지만 교체하지 않고 그대로 진행해서 시간을 많이 잃지 않았습니다. 그결과 마디브가 선두로 올라섰고 반 덴 브링크는 3위로 밀렸습니다.

치열 합니다. 막강한 푸조가 피터한셀과 로브가 차례로 포디움권에서 멀어지며 미니가 추격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크로스 컨트리 랠리에서는 펀쳐가 일상다반사이고 로브의 케이스처럼 네비게이션이 잘못되면 엄청난 손실을 입게 되니 남은 1,987.99 km의 스테이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모르는 일입니다.

오버롤 순위 (SS1 - SS12)

- 자동차 -

1위 #104 시릴 데프레 (푸조 2008 DKR) 27시간 29분 56초

2위 #103 야지드 알 라지 (미니 ALL4 레이싱) + 30분 30초

3위 #101 블라디미르 바실리예프 (미니 ALL4 레이싱) +23분 34초

- 트럭 - 

1위 아이랏 마디브 (카마즈 43269) 30시간 9분 9초

2위 드미트리 소트니코프 (카마즈 43269) + 7분 52초

3위 마틴 반 덴 브링크 (르노 K520) + 4분 19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