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스커 자동차, 카르마로 개명하고 새출발

자동차 관련 뉴스가 폭스바겐의 디젤 게이트로 도배되고 팰컨윙 도어를 가진 테슬라의 크로스오버 '모델 X'가 공개되며 관심을 끄는 사이 아주 작은 뉴스도 있습니다. 혹시 피스커 오토모티브(Fisker Automotive)라는 회사를 기억하십니까?

애스톤 마틴에서 DB9과 V8 밴티지 같은 차를 디자인했던 헨릭 피스커가 공동창업자가 되어 피스커 오토모티브라는 회사를 만들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슈퍼카 카르마(Karma)를 만들어 자동차 업계의 돌풍이 되었습니다. 카르마는 2008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첫 공개가 되었을때부터 선풍적인 관심을 얻었고 2011년 공식시판 이후에는 미국 셀레브리티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가장 아름다운 하이브리드 슈퍼카'로 평가 받았고 일부 매체에서는 아예 '하이브리드'를 떼고 가장 아름다운 슈퍼카로 불렀습니다.

하지만 피스커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재정적으로 탄탄하지 못했고 테슬라와의 소송등 각종 소송에 휘말리며 투자자 유치가 힘들었고 차에 화재가 나고 리콜을 해야 하는등 총체적인 난국에 빠지며 카르마는 생산이 중단되고 피스커는 파산하고 맙니다.

결국 자신의 이름을 걸고 회사를 세웠던 헨릭 피스커는 회사를 떠났고 피스커는 2013년 파산절차에 들어가 직원의 75%를 해고하고 핵심직원 40명만 남게됩니다. 2014년 파산경매에서 중국의 자동차부품사인 완샹그룹에 인수되었습니다.

테슬라가 성공 가능성이 없다고 혹평을 받던 시절 늘상 비교되던게 피스커였는데 보통 사람의 시각에서는 어느날 갑자기 사라져 중국 기업에 넘어가 종말을 맞이하나 싶었지만 나름 반전이 있습니다. 완샹그룹이 주인이 된 피스커는 테슬라 모델 X 발표에 맞추어 사명을 피스커(Fisker)에서 카르마(Karma)로 변경하고 새출발을 합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카르마(피스커)는 현재 300명의 직원으로 늘어났고 내년에 새 차를 내놓는다는 계획이라고 합니다. 

경쟁상대는 당연히 테슬라.. 테슬라의 모델 S와 모델 X와 비슷한 가격대의 차량을 내놓을 것이라고 판단되지만 생존확률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유가는 여전히 바닥이라고 평가되고 있으며 테슬라는 혁신의 아이콘이 되어 이제는 전세계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카르마는 순수 전기차가 아니라 하이브리드를 유지할 것이라 하니 혁신적인 패러다임도 없습니다.

저는 카르마의 길이 결코 쉽지 않고 멀리 가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과거 하이브리드 슈퍼카 피스커 카르마가 보여주었던 인상적인 디자인과 성능이 뇌리 속에 있기는 합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성공하길 바랍니다. 참고로 사명을 과거 모델명인 카르마로 바꾼 이유는 '과거와 현재를 연결해 주는 고리이고 우리가 나아갈 방향을 보여준다'라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