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벨기에GP] 금요일 연습주행

시즌 브레이크가 끝났어도 메르세데스의 우세에는 변함이 없다는 것을 증명한 연습주행이었습니다. 니코 로즈버그와 루이스 해밀턴이 금요일 연습주행 수위를 나누는 전형적인(?) 모습이었으며 메르세데스 심장을 가진 차들의 모습이 전반적으로 뛰어났고 워크스인 메르세데스는 그중에서도 가장 강력했습니다. 

아직 속단하기에는 이르지만 아무래도 메르세데스의 폴투윈은 물론 원투 피니쉬도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며 차량 신뢰도에 문제만 없다면 로즈버그와 해밀턴의 신경전이 유일한 골치거리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페르난도 알론조는 메르세데스 듀오를 바로 뒤따르는 기록을 세웠지만 기록 차이는 현격하고 페라리의 후반기 준비가 라이벌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한듯 보이니 연습주행의 포지션을 퀄리파잉과 레이스에서 유지할거라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키미 라이코넨은 ERS 발열의 문제를 보이기도 했고 시즌 초반 문제였던 미스파이어링이 다시 나왔습니다. 아무래도 '킹 오브 스파'께서는 포디움 이상의 성적은 힘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현실적으로 메르세데스의 가장 겁나는 라이벌은 윌리암스인데 역시나 만만치 않은 모습입니다. 윌리암스의 연습주행 기록은 퀄리파잉과 레이스에 비해 좋지 못했고 후반기 첫 그랑프리이다보니 여러가지 업데이트의 확인과 세팅을 잡았다는 가정을 하면 퀄리파잉-레이스에서는 이것보다 더 무서운 녀석이 나올거라 믿습니다. 

브레이크 기간 중에 에릭 불리에가 맥라렌을 두고 '달리는 연구실'이라고 했었기 때문에 걱정이 많았는데 생각보다는 업데이트를 잘 뽑아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MP4-29의 문제점을 알아냈다고 하더니 정말 해결이 된 것일까요? 전반기 연습주행 포지션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여전히 의문을 품기는 하지만 여하튼 나쁘지 않은 연습세션이었습니다.

벨기에 그랑프리 금요일 연습주행에서 가장 실망스러웠던 팀은 바로 레드불입니다. 세바스티안 베텔은 FP1에서 배기가 홀랑 타버려 파워쪽을 모두 들어냈고 결국에는 FP2에 참가조차 못합니다.  다니엘 리카도 역시 헝가리 그랑프리에서 보였던 흔들리는 리어가 여전한듯 보이는데 아무래도 FRIC 때문이 아닌가 의심해 봅니다. 

포스 인디아도 그리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재미있는건 레드불이 작년과 마찬가지로 최고 속도에 신경을 썼고 스피드 트랩에선 남부럽지 않는 속도를 찍었던 포스 인디아가 속도만 보자면 중위권을 찍었다는 것입니다. 왠지 두팀의 철학이 스파에서 뒤바뀐듯 보이는데.. 잘하면 레드불 트레인을 보게 될지도 모르겠네요.

패스토 말도나도는 도대체 무얼하는 것일까요? 푸옹에서 배리어를 들이받고 두번째 세션을 접었는데 제가 보기에는 루키도 하지 않는 실수를 했습니다. 연습주행에서 트랙을 벗어나는건 다반사이지만 아스트로 터프를 밟고 스핀하며 차를 박살내는건 3년차 드라이버가 자주 보여주면 안되는 모습인데.. 말도나도의 시간은 거꾸로 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네요.

카무이 고바야시를 밀어내고 '캐터햄 렌트카'를 몰고 나온 앙드레 로테레르는 역시나 별다른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고 캐터햄의 새 노즈도 뭐라 평가하기 힘드네요. 르망 24 우승자 로테레르는 루키 마르쿠스 에릭슨과 큰 차이를 보이지 못했습니다. 캐터햄이 돈이 급해 어쩔수 없이 로테레르를 태웠을수도 있지만 새 오너가 이러려고 팀을 인수했나 싶네요.

FP1에서는 해프닝도 있었습니다. 목요일 갑작스레 발표되었던 알렉산더 로시의 데뷔가 물거품이 되고 맥스 칠튼이 FP2부터 다시 트랙에 나섰습니다. 자세한 소식은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계약상의 문제라고 하니 칠튼쪽에서 문제를 제기했고 마루시아는 어쩔수 없이 스튜어드에 드라이버 변경을 재요청 해서 허가를 받았습니다. 토요일-일요일 세션에도 로시가 아닌 칠튼이 마루시아에 오릅니다.

스파는 7km가 약간 넘는 F1 최장서킷으로 ERS 아웃풋은 여타의 서킷과는 분명한 차이점을 보입니다. 모든 구간에서 ERS를 자유롭게 쓸수 없으니 엔진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커지며 터보엔진에게 올시즌 가장 가혹한 환경을 제공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때문에 엔진이나 ERS에 관련한 문제가 생기는게 아닌가 눈여겨 볼 필요가 있으며 베텔의 문제도 이와 관련된게 아닌가 생각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