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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폭할인 아슬란, 판촉? 떨이? 본문

자동차

대폭할인 아슬란, 판촉? 떨이?

harovan 2015. 2. 4.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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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의 2월 판매조건이 발표되자 언론을 비롯한 미디어와 동호회, 블로그 등에서는 작은 소란이 있었습니다. 이유인즉슨 2014년 10월 30일에 출시된 현대의 대형 세단 아슬란이 파격적인 할인공세에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이미 언론에서는 아슬란의 판매가 부진하다는 뉴스가 심심치 않았고 현대는 몇몇 자동차 미디어를 통해 분위기 반전을 시도했지만 거의 먹혀들지 않았습니다. 당초 현대는 아슬란을 출시하며 후륜구동에 지친 수입차 고객들을 끌어오겠다고 밝혔지만 정작 메인 타겟은 대기업 임원들이었습니다. 


아슬란의 타켓은 이미 아슬란이 출시되고 제가 올린 포스팅(←클릭)에도 언급했지만 이렇게까지 신차효과가 없을줄은 상상도 못했네요. 전 그래도 법인시장에서는 어느 정도 팔고 개인시장에서는 참패할거라 생각했었습니다.


일단 문제가 되는 아슬란의 2월 판매조건을 살펴볼까요?



통상 비교적 오래전에 생산된 차들은 할인을 해주는게 보통입니다. 그런데 출시된지 고작 3개월 지난 아슬란에게 위 그림처럼 제네시스보다 더 큰 폭의 할인을 해주니 기존에 아슬란을 구매했던 고객들이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 것입니다.


재고차량을 할인된 가격에 처리하는 것은 이상할게 없지만 현대차가 신차를 이렇게 떨이처럼 팔아치우려는 전략은 처음 보는것 같습니다. 아슬란의 할인폭을 제네시스와 같게만 했더라도 큰 문제는 없었을텐데 아쉬운 부분입니다.


아니.. 아쉬운게 아니라 기존 아슬란 소유자들은 분통 터트릴 일이지요. 예를들어 11월에 아슬란을 구입했던 사람이 부득이한 사정으로 중고차로 팔려고 하는데 현대에서 재고차에 300만원 할인을 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이 사람은 앉은 자리서 기대가격보다 300만원을 손해보며 팔아야 합니다. 물론 현대는 기존 아슬란 구매 고객에 대한 보상 계획 같은건 없다고 합니다.



추가 할인 조건에도 '고급차 타겟판촉 100만원'이 있는데 이는 아슬란만 적용되는 조건입니다. 현대차를 보유하고 있는 고객에게 추가 100만원을 할인해 주겠다는 소리인데 제네시스와 에쿠스는 해당사항이 없는 조건입니다.


수입차 고객들을 빼앗아 오겠다며 차를 만들었으면 '외산차 고객 유인 타겟'에 아슬란을 강화했다면 모를까 현대차 기소유 고객에게는 100만원 수입차 소유 고객에게는 50만원이라면 현대는 거짓말을 했거나 아슬란의 판매고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뜻이 되겠습니다.



사실 아슬란의 판매는 신통치가 않습니다. 출시 이후 12월까지 2,551대를 팔아 연말까지 6,000대를 팔겠다던 현대의 계획은 가볍게 박살이 났고 1월에는 1,070를 판매하는데 그쳤습니다. 아마 이정도면 폭스바겐 티구안보다 저조만 판매실적 같네요.


그렇다면 왜 '고객님'들은 아슬란을 외면하고 있을까요? 개인시장은 원래 무관심했거나 조롱을 했고 법인차 시장에서는 현대의 전략이 전혀 먹혀들지 않았습니다. 사실 대형차는 40% 이상을 법인시장에서 소화하고 있으니 아슬란 반은 성공한 차다 다름 없었습니다.


하지만 현대가 간과한 부분이 있습니다. 엔트리 임원인 상무급은 보통 그랜져를 탑니다. 전무는 제네시스 사장급은 에쿠스.. 이런 분위기는 오랫동안 고착화된 관행이었지요. 그런데 현대가 그랜져와 제네시스 사이에 아슬란을 투입시켰습니다. 그 결과는..? 대실패입니다.



아슬란이 출시되자 마자 현대차는 삼성과 MOU를 맺고 삼성의 임원 진급자가 차를 고를때 아슬란을 고를 수 있게 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삼성은 임원 진급자 안내서에 아슬란을 넣지 않았습니다. 진급자가 아슬란을 고를 수 있긴 했지만 어떤 용감한 임원님이 안내책자에도 없고 800만원이나 더 비싼 아슬란을 선택할까요? 삼성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국내 대기업에서 아슬란은 임원 제공차량 리스트에 들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얘기도 있습니다. 임원들이 '아슬란' 네이밍 자체를 꺼린다는 것입니다. 임원은 직원과 달리 정년이 보장되지 않는데 아슬란이 '아슬아슬'이란 단어를 떠오르게 한다는 것입니다. 비정규직 뿐만 아니라 정규직도 목숨이 간당간당한 세상인데 정년 대신 임기가 있는 임원들에게는 충분히 기분 나쁜 자동차 이름일수도 있겠단 생각도 드네요.  



법인과 일반 양쪽에서 참패를 했으니 가격 할인은 기업으로서 어쩔수 없는 쓰디쓴 선택입니다. 하지만 기업이 손실을 줄이는것도 중요하지만 고객의 재산(중고차)의 가치를 존중하는건 더 중요합니다. 아슬란의 수백만원 할인은 미분양 아파트를 두고 벌어지는 분쟁과 다를바가 없습니다. 나는 5억 주고 아파트 샀는데 옆집은 나보다 수천만원 싸게 들어온것과 똑같습니다.


이렇게 되면 기존 아슬란 구매고객은 다시는 현대차 안사겠다는 소리가 나옽테고 이들은 어쩌면 대부분 수입차로 돌아설지도 모릅니다. 할인폭을 늘리면 판매고는 다소 회복되겠지만 신용을 잃을수도 있습니다. 저라면 할인폭을 늘리기 보다는 WRC 초청(물론 저같은 사람이나 좋아하겠지만..)이나 제주도 여행 패키지 같은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기존 구매 고객에게도 더욱 신경을 쓰겠습니다.



어차피 욕먹고 손해보는 것이라면 단순히 금전적인 손실을 만회하기 보다는 교훈으로 삼아 케이스 스터디를 하고 고객을 배려해주는 모습을 보여주는게 좋지 않을까요? 실패는 실패라고 인정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슬란 고객은 끝까지 책임을 지겠다'.. 뭐 요런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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