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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가십

[다시보기] 2005 F1 일본 그랑프리

비회원 2015. 1. 26. 21:50

국내엔 키미 라이코넨의 팬들이 많지요^^  팬분들이 생각하는 키미 라이코넨 최고의 그랑프리는 언제인가요?  대부분은 키미 라이코넨이 특별한 재능을 보였던 스파 프랑코샹의 레이스 중 하나를 떠올리지 싶습니다.  하지만 스파 외에도 이 약간의 자폐성(?) 천재 드라이버는 많은 인상적인 레이스를 보여줬는데요. 

P17에서 포디움 정상까지 거침없이 올라와 샴페인을 꿀꺽~ 마셔버린 2005년의 일본 그랑프리도 그의 가장 특별한 레이스 중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더군다나 이 그랑프리에선 당대 최고 드라이버-미하엘 슈마허, 페르난도 알론조 그리고 키미 라이코넨-의 화려하고 숨막히는 배틀이 길게 이어졌습니다.

2005시즌엔 엔진 규정이 크게 바뀐 해 입니다.  3.0리터 V10 엔진은 실린더 당 5개 이상의 밸브가 허용되지 않게 되고, 하나의 엔진으로 두 번의 그랑프리 위크를 사용해야 한다는 규정이 생기면서, 파워를 줄이고 신뢰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바뀌었죠.

이 규정의 최대 피해자는 페라리였습니다.(그럴 수 밖에요~ㅋㅋ 버니가 페라리와 슈마허 때문에 티비 시청률이 떨어진다고 투덜거려서 바뀐 규정이었으니까요)  5년 동안 그랑프리를 지배했던 독재자 페라리가 휘청하는 사이, 르노의 젊은 혁명가 페르난도 알론조가 일찌감치 브라질에서 월드챔피언을 확정짓고는 헐크로 변했죠^^;

으헝헝헣~~.jpg

꾸엨꾸에에에~~.jpg

그렇다고 르노 엔진의 파워가 강했는가 하면 그것도 아니었습니다.  가장 강했던 엔진은 윌리엄즈가 사용하던 BMW와 멕라렌이 사용하던 메르세데스 엔진이었습니다.  이 두 엔진이 약 930마력을 낸 것에 비해 나머지 엔진들, 르노, 혼다, 토요다 그리고 페라리는 900마력에 머물러 있었죠.

드라이버 챔피언은 일본과 중국, 두 개의 그랑프리를 남겨놓은 상태에서 확정이 되었지만 여전히 컨스트럭터 챔피언쉽은 후안 파블로 몬토야와 키미 라이코넨이라는 걸출한 원투펀치를 가진 멕라렌이 근소하게 앞서고 있었습니다.  더군다나 MP4-20은 강력한 메르세데스 엔진 덕분에 다른 어떤 차 보다 랩당 0.4초 가량 빨랐지요.

포뮬러원이라는 스포츠는 흔히 'Reset의 스포츠'라고 불려지곤 합니다.  해마다 경기 룰 자체가 크게 바뀌고 차도 바뀌고 선수도 바뀌니 Reset 이라는 단어보다 적합한 표현은 없을 것입니다.

2005년에도 시즌 중 규정이 바뀌는 일이 있었지요.  그것도 퀄리파잉 규정이 크게 바뀌었습니다.  시즌 초엔 토요일과 일요일 오전, 두번에 걸쳐 퀄리파잉을 진행했습니다.  팬들을 즐겁게 하기 위해 만든 규정이었겠지만 팬들은 지루함에 치를 떨며 '대체 뭐하는거야?'라고 말했고, 여섯 그랑프리만에 일요일 오전 퀄리파잉은 전격 폐지! 토요일 퀄리파잉만 진행했습니다.

퀄리파잉이라고 하지만 지금같이 Q1,Q2,Q3를 거치며 긴장감을 주는 컷-오프 방식이 도입된 것은 이듬해인 2006년 부터!  2005년의 퀄리파잉은 그냥 한시간 툭~ 주고 아무나 원하는 때에 나와 플라잉랩을 도는 타임어택이었습니다.  그런데...

2005년의 스즈카 그랑프리 주말 토요일은...비가 왔습니다! 그러다 세션 시작 직전에 멈췄는데요.  여전히 트랙은 푹 젖어있는 상황...

세션이 시작하자마자 나온 레드불의 데이빗 쿨사드는 인터미디엇 타이어를 신고 스프레이 뿜뿜~

트랙이 말라 드라이 라인이 나타나기 직전 토요다의 랄프 슈마허와 혼다가 달렸습니다. 그리고, 이들이 랩타임을 기록하자마자.....풀 웻 컨디션이 되었.....으으..ㄷㄷㄷ

아암..나..이거..엄~...뭔 상황인↗~나?.jpg

스타팅 그리드는 뒤죽박죽이 되었습니다...라이코넨의 랩타임은 사실 괜찮았지만..연습주행에 엔진 교체 패널티.....10그리드!

[M]은 미쉐린 / [B]는 브리지스톤.jpg

토요다와 혼다가 다른 곳도 아닌 홈 그랑프리에서 프론트로 스타트를 하게 되니 일단 일본은 열광했습니다.  더군다나 혼다의 일본인 드라이버 타쿠마 사토가 P5, 젠슨 버튼은 "우승을 노린다"고 해버렸으니..스즈카의 메인 그랜드 스탠드는 술렁일 수 밖에 없었죠. [F1에서 현대와 기아가 프론트로를 차지한다면..막 그런 기분일까요?ㅎ~]

그러나.......

일요일의 스타팅 그리드는 더없이 맑았습니다! 이런! -,.ㅡ;

여기서부터 레전드가 될 레이스가 시작됩니다!  당대 최고의 드라이버라 불리던 미하엘 슈마허, 페르난도 알론조, 그리고 키미 라이코넨의 거침없는 추월 중 배틀이.......!

박규를 흩날리며 추월중인 라이코넨.jpg

일단 2005 일본GP Full Race 보시고 가실께여~~~ 아래 플레이 클릭하시고, 볼륨 키우시고 전체화면으로 고~


F1 2005 GP18 JAPAN Suzuka Race ITV by johann-alboretto

마틴 브런들의 친절한 기어박스 메커니즘 설명은 보너스~^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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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타쿠마 사또는 첫코너에서 언더스티어를 일으키며 트랙 밖으로 뽈뽈뽈...마찬가지로 언더스티어를 일으킨 루벤스 바리첼로와 컨택...그렇게 선두 그룹에서 멀어져 갔습니다...

P14의 미하엘 슈마허..P16의 페르난도 알론조와 P17의 키미 라이코넨...P18의 후안 파블로 몬토야는 일제히 로켓스타트를 하며 첫 랩부터 앞으로 쭈욱~~치고 나왔습니다.  그러나!

P18에서 치고 올라와 P8로 출발한 자크 빌너브와 배틀을 벌이던 후안 파블로 몬토야는...아웃사이드로 추월하려는 순간 빌너브가 툭~ 트랙 밖으로 밀어버립니....ㅠㅠ

저시키혼내줘 / 아라써 나만 미더.jpg

자크 빌너브는 공격적 행위로 타임 페널티를 받고 멀어져 갔지요.

후안 파블로 몬토야의 빅 크레쉬로 세이프티카가 나오고, 여전히 랄프 슈마허는 레이스를 리드합니다.  지안카를로 피지켈라는 스타트에서 젠슨 버튼 앞으로 나와 P2를 유지하고 있었고, 버튼의 뒤엔 마크 웨버가 바짝 붙어있었습니다.

하지만 첫 스틴트가 끝나고 핏스탑 이후...랄프 슈마허는 트래픽 속에서 허우적거리며 뒤로~뒤로~ 멀어져 가지요.  이제 레이스를 리드하는 것은 지안 카를로 피지켈라였습니다.

이 사이 페르난도 알론조는 마지막 시케인을 가로질러 추월을 하자 곧바로 자리를 내어주며 슬립스트림을 붙어 다시 추월을 했지만, 팀라디오에선 자리를 내어주라는 메세지가...자리를 내어주고나니 그것은 스튜어트의 실수였다고 판명~ㅋㅋ

그리고 잠시 후...P8 언저리에선 이 레이스의 하이라이트가 될 배틀이 시작됐습니다!  미하엘 슈마허를 페르난도 알론조가 사냥하고 그 뒤에 키미 라이코넨이 바짝 붙어 틈을 노리고있었죠.

백스트레이트에서 130R로 달려들어 풀쓰로틀로 슈마허를 추월해내는 알론조의 이 장면은...챔피언이 바뀐 2005시즌을 상징하는 장면 처럼 되어버렸습니다.

이후 슈마허는 다시 짧은 핏스탑으로 피트래인 추월을 해내지만, 메인스트레이트에서 다시 한 번 알론조에게 추월을 허용하고야 맙니다.  한 시대를 지배하던 페라리가 기울어버린 것이 증명되고 또 증명되고, 결국 키미 라이코넨에게까지 자리를 내어주며 확인사살까지...ㄷㄷㄷ  그렇게 슈마허와 페라리의 시대는 마감을 하며 세대교체를 알렸습니.....굿바이 페라리...

이제 레이스는 마지막 하이라이트를 향해 달려갑니다.  랄프 슈마허가 뒤로 물러나며 자연스레 레이스를 리드하던 지안카를로 피지켈라.  뒤로 젠슨 버튼과 마크 웨버가 뒤따르고 있었지만, 워낙 차량의 차이가 커 갭을 좁히지 못하고 있던 와중에...웨버의 사이드미러에 나타난 차는 키미 라이코넨이었습니다.

거침없이 추월을 해나가는 라이코넨...뒤 따라 페르난도 알론조도 마크웨버와 젠슨버튼을 차례차례 추월하며 올라옵니다!ㄷㄷㄷ

그리고........

라이코넨에게 지레 겁을 집어 먹은 지안카를로 피지켈라는...간격을 유지하며 페이스만 지켰으면 됐을 것을...마지막 시케인.....전혀 필요하지 않은 인사이드 디펜스 무브를 같은 곳에서 그것도 두 번씩이나 허공에 허부적대며 막대한 타임로스를 발생시켰고..이로 인해 라이코넨은 급격하게 간격을 좁혀오게 됩니다!

마지막 랩이 시작된 첫 코너.......P17에서 꾸역꾸역 올라온 키미 라이코넨은...결국 스스로 멘탈이 붕괴되어 허둥대는 가련한 레이스 리더 사냥에 성공합니다!ㄷㄷㄷ

기적.jpg

라이코넨의 이 무지막지한 주행은...론 데니스마저 춤추게 만들었습니다!ㅋㅋㅋ 론이 춤을 추다니..ㄷㄷㄷ

어디보자우리애기.jpg

에헤헤헤헤헤~~.jpg

기적의 라이코넨...어이없게 우승을 날려버린 씁쓸한 지안카를로...또 한 명의 천재 알롱.....

라이코넨은 기적의 우승을 했지만...포디움의 나머지 두 자리를 르노의 드라이버가 차지하면서...2005 컨스트럭터 챔피언쉽은 역전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또 하나의 레전드 그랑프리가...만들어 졌었답니다^ㄱ^

체커드 플래그!

뱀발 : 여러분이 기억하는 키미 라이코넨 최고의 레이스는 언제였나요?^^

4 Comments
  • 프로필사진 알 수 없는 사용자 2015.01.27 20:56 2005년도의 아쉬움을 어느정도 상쇄시킬수 있던 경기였다 봅니다. 전 개인적으로 키미의 전성기는 맥라렌시절이었다 생각합니다. 페라리에서는 챔프가된 2007년도 마찬가지고 확실히 맥라렌 시절만큼 치고 나가는 느낌이 많이 사라졌다 느껴졌거든요 그리고 그절정으로가던 운명의 2005년 이해 맥라렌 머신은 중반으로 넘어가는 시점 부터는 거의 돋보적인 스피드를 보였다 생각합니다. 허나 넝수도 신뢰도가 바닥인 유리머신이었죠 ㅜㅜ 2004년도만큼 재앙적이진 않았던거 같지만 빵빵 터져가긴 마찬가지 였죠.. 그 덕에 그 빠른차를 가지고도 챔프가 될수 없던 그 해를 이 경기하나로 어느정도는 보상 받았다 생각합니다. 최소한 앞으로도 계속 회자 될만한 경기임에 틀림없었으니 말이죠.. 역사적인 년도는 많아도 길이길이 회자될만한 경기를 손에 꼽긴 힘든데 어쨋든 이 경기로 키미는 그걸 손에 넣었으니 말입니다..
  • 프로필사진 알 수 없는 사용자 2015.01.27 21:42 라이코넨의 전성기가 페라리 시절보다 멕라렌 시절이었다는 말씀에 동의합니다^^
    미카 하키넨과 닮은 드라이빙 스타일이지만 트랙 밖에선 진지썰렁유머의 하키넨보다 훨씬 "탑기어의 스티그"같았던 케릭터였죠..ㅎㅎ

    유리머신?..아..쨍그랑 잘 깨져서 유리 머신인가요?ㅎㅎ
    2005년의 라이코넨은 유리머신(?)이었다고 보진 않습니다...시즌 리타이어가 3번....그나마 미국 그랑프리는 보이콧이었고, 차량 결함은 두번 뿐이었죠.
    크래쉬와 퇴장을 제외하고도 차량 문제는 몬토야 쪽이 더 많았다능~ㅎㅎ
    - 허긴..일본 그랑프리에선 라이코넨은 엔진교체로 10그리드 페널티 받고 그리드 맨 뒤였고, 몬토야는 아예 랩을 기록하지 못하고 더 뒤로 가버렸..ㅎㅎ
    그렇다고해서 차량의 신뢰도 때문에 챔피언쉽에 결정적인 영향을 받은 것은 아니었으니까요^^;;

    유리머신...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시기는 80년대 말에서90년대 초반이었죠...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들이 달리던..ㄷㄷㄷ
    나이젤 만셀이 시즌 완주가 두 번 뿐이었던 적도 있었고..게하르트 베르거는 3번의 완주만을 기록했지만..이 둘의 완주는 모두 포디움피니쉬였다는 전설도~ㅎㅎ

    시즌 챔피언쉽은 초반에 윤곽이 잡혀버렸지만...2005년의 일본 그랑프리는 뭔가..스즈카 레이스 중에서도 손에 꼽히는 레전드였죠^^
    스튜어트의 오심(!)만 아니었으면 알론조와 라이코넨이 나란히 마지막 랩까지 배틀을 벌였을지도..^^

    암튼 이 경기에서 라이코넨과 알론조 모두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기적의 트로피를 들어올렸네요^^
  • 프로필사진 BlogIcon 인간오작품 2015.01.30 06:39 신고 알론소와 키미~ 정말 초인적인 추월이네요... DRS 존도 없고 몇 랩을 악착 같이 따라 붙어서 하는 추월이군요~ ㄷㄷㄷ
  • 프로필사진 알 수 없는 사용자 2015.01.31 05:11 저 당시의 추월은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DRS추월과는 급이 달랐지요. 디펜스 무브에 대한 규정이 없던 때라 무한 디펜스가 가능했었습니다. 그것을 뚫고 DRS없이 해내는 추월은 결코 같을 수가 없지요^^
    한 번의 위험한 추월시도를 위해 상황을 만들고 선행차량을 압박하며 흔들었고, 선행차량은 압박을 받으면서도 타임로스를 감안해가면서도 포지션을 지켜내는 정확한 타이밍에 최선의 디펜스 라인을 잡았었지요.
    지금은 DRS로 공격하고 "단 한 번의 디펜스 무브만이 허용"되어...많은 속절없는 추월을 만들어 내지만....동시에 추월의 의미가 상당히 퇴색된 부분이 많지요.
    거기에 "억지로 2스탑에 맞추려는 쇼를 위해 내구성을 희생시킨 인위적인 타이어"도 없었죠^^ 미쉐린과 브리지스톤 모두 최고의 내구성과 그립을 추구한 레이싱 타이어였고, 때문에 드라이버들은 차량의 성능이 허락하는 한계까지 차를 밀어붙일(보통..'드라이빙 온 더 리밋 / 푸쉬 투 더 리밋'이라고 하는 개념 말입니다^^) 수 있었죠!

    때문에 저 때의 추월에 대한 향수를 가지고 있는이들이 현재 DRS 반대론자가 되어 있는 것이구요^^

    물론..언젠가 아부다비에서 베텔도 피트래인에서 포디움까지 갔었고, 작년 헝가리에서 해밀턴도 피트래인에서 포디움까지 갔습니다만...이들의 놀라운 드라이빙이..저 때의 알론조와 라이코넨의 무게감을 가지진 못하는 이유는 자명합니다^^;

    "포뮬러원은 추월이 많지 않아 지루하다"는 불만이 많아..여러 장치와 규정으로 인위적인 추월을 양산해 냈지만...
    정작 중요한 "어떤 추월이 많아졌는가?"라는 "추월의 질"적인 부분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던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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