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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라렌 시즌 중 엔진교체 가능할까? 본문

F1/데일리

맥라렌 시즌 중 엔진교체 가능할까?

harovan 2017. 3. 28.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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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파워유닛의 낮은 퍼포먼스와 신뢰성 부족으로 최악의 부진을 예고된 맥라렌이 2017 시즌 중에 엔진을 교체할 수 있을까 궁금해 하시는 F1 팬들이 적지 않은것 같습니다. 시즌 중 엔진 교체라.. 저도 F1을 십수년 보아왔지만 시즌 중에 엔진을 교체한 케이스가 떠오르지 않았지만 맥라렌이 교체를 하겠다면 그 심정을 백번이고 이해가 되기는 합니다. 하지만 그게 과연 가능할까는 의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위키피디아를 뒤적여 봤습니다. F1에서 시즌 중 엔진을 교체한 케이스가 있는지 말입니다. 결론을 말씀 드리자면.. 적지 않다는 것입니다. 물론 최근 20년 이내에는 없습니다만 검색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해당 케이스를 찾아냈고 그 수는 손으로 꼽기 힘들 정도로 많았습니다.


가장 최근의 케이스는 1991시즌의 풋워크로 포르쉐 엔진에서 포드 엔진으로 교체를 했습니다. 1970년대까지는 적지 않은 케이스가 있고 1980년 이후 케이스를 보면 이렇습니다. 1983 로터스(포드→르노), 1985 미나르디(포드→모토리 모데르니), 1990 스바루(스바루→포드) 그리고 1991 풋워크가 있네요.



1970년대 까지는 시즌 중 엔진을 교체하는것 보다는 섀시를 교체하는 일이 더 잦았더군요. 당시에는 섀시와 엔진을 구매해서 달리는 커스터머 레이싱이 활발하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며 시즌 중에 섀시와 엔진을 모두 교체한 케이스도 몇몇 있었습니다. 1967년 로터스의 경우 3개의 엔진이 사용된 케이스까지 있었습니다.


만약 맥라렌이 시즌 중 엔진을 교체한다면 1983년 로터스의 케이스를 고려해볼 필요도 있겠다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당시 로터스는 No.11 엘리오 데 안젤리스가 포드 코스워스 엔진을 1 라운드만 탔고 2-15 라운드에서는 르노 엔진을 사용했습니다. No.12 나이젤 만셀은 1-8 라운드를 포드 코스워스, 9-15 라운드를 르노 엔진을 탔습니다.



2개의 엔진이 시간차를 두고 도입된 것인데 맥라렌이 고려해볼 필요는 있어 보이긴 합니다. 물론 당시 로터스는 지금의 맥라렌과 상황이 다르기는 합니다. 자연흡기(포드 코스워스)에서 터보(르노)로 바꾸기로 결정한지 얼마되지 않아 팀의 기둥 콜린 채프먼이 심장마비로 사망하며 일정이 꼬였습니다. 


채프먼 대신 로터스의 운영을 맡은 피터 워는 만셀과 사이가 좋지 않았었는데 이때문에 데 안젤레스가 먼저 터보 엔진으로 교체하고 만셀이 나중에 교체했다고 하네요. 즉, 원래 도입하려던 엔진을 도입한 것이고 팀내 정치 때문에 2개의 엔진을 동시에 운영하게 되었지만 맥라렌도 이 방법을 고려해 볼만 하지 싶네요.



역사적인 케이스 스터디는 이정도로 했고 조금 더 현실적인 이야기를 해볼까요? 과연 맥라렌이 시즌 중 엔진을 교체할 수 있느냐... 이게 문제 입니다. 일단 기술적으로 불가능 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어 새 섀시를 만들고 파워유닛을 인스톨 하는 작업을 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맥라렌이 그럴만한 여력이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프라이즈 머니는 과거에 비해 쪼그라들었고 맥라렌 그룹의 지원이 없으면 F1 레이싱팀이 버티기도 힘든 상황에 새 차를 시즌 중에 만들어낼 여력이 있을까요? 엔진 공급사를 교체하면 무상으로 제공되던 혼다 엔진은 물론 드라이버 연봉도 부담으로 다가오지요. 저는 부정적으로 봅니다.



또한 새로운 파워유닛을 시즌 중에 공급 받을수 있느냐도 관건 입니다. 매너가 파산했기 때문에 메르세데스에게 공급 받는게 가장 타당한 그림으로 보이지요? 더구나 메르세데스 파워유닛은 최고의 성능을 자랑하고요. 그렇지만 매너의 파산으로 AMG HPP(AMG 고성능 엔진)가 생산인력의 일부를 재배치 했다면 메르세데스가 엔진을 주고 싶어도 주지 못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F1에서 사용되는 파워유닛이라는게 붕어빵 찍어내듯 만드는 물건도 아니고 숙련된 기술자들이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일.. 기존 인력으로 맥라렌에 추가 공급물량을 댄다면 기존 커스터머팀이 피해를 입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AMG HPP가 관련 인력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면 수 개월 이내로 준비가 가능하기는 하니 이 가능성은 열어 두도록 하지요.



마지막으로 엔진 교체의 효용성 입니다. 아무리 막강한 메르세데스 엔진이라도 시즌 중 교체가 얼마나 효과적인지 고려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MCL32를 일부 변경한 섀시를 준비하고 거기에 메르세데스 파워유닛까지는 심었다고 치죠. 하지만 최악의 경우 테스트도 못하고 달려야 할 수도 있습니다. 2017 시즌 인시즌 테스트는 바레인과 헝가리 그랑프리 직후에 2일씩 달리게 됩니다. 


바레인 테스트는 불가능하고 8월 1-2일에 열리는 헝가로링 테스트는 시간상 가능하기는 합니다. 하지만 이제 엔진공급 협상을 시작하고 새 섀시를 제작하고 테스트까지 올리는데 4개월.. 힘들어 보입니다. 4개월 안에 협상-제작-테스트 이걸 다 하려면 팀 인력과 자원이 어마어마하게 필요할텐데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의문이고요.



그래서 제 결론은 재정적으로 보나 시간상으로 보나 불가능 합니다. 물론 기술적으로 불가능해 보이지는 않습니다만 급하게 새 엔진을 도입하면 신뢰성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입니다. 과거에는 엔진 교체가 그렇게 어렵지 않았을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하이브리드가 도입되어 파워유닛 자체의 난이도가 엄청납니다. 


3-4개월 이내에 새 차를 뚝딱 만들어 운좋게 아무런 문제 없이 포인트를 따낸다고 하더라도 포디움 이상의 성적을 연속으로 따내지 않는 이상 이미 포인트를 따내고 있던 중위권 팀들을 따돌릴 가능성은 낮습니다. 엔진교체로 프라이즈 머니를 많이 받은 확률은 낮다는 말이 되겠지요. 고로.. 기술적으로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재정적으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거나 되려 재정상태를 크게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만약 제가 맥라렌 내부자라면 적어도 올시즌 혼다 엔진으로 가자고 주장하고 싶네요.



혼다가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는지.. 과거 세나-프로스트 시절의 맥라렌-혼다를 기억하는 팬들에 엔진 매뉴팩쳐러로 돌아온 혼다는 엄청난 실망감을 안겨 주었습니다. 2016년에는 그나마 희망이라도 보여주었지만 2017 시즌에는 거대한 절망을 넘겨 주었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혼다가 기적적인 업데이트를 선보여 맥라렌의 불만이 수그러들기를 바랍니다. 엔진 개발에 발목을 잡던 토큰 시스템이 사라졌으니 시간이 걸리겠지만 개선할 여지는 있습니다. 객관적으로 보자면 혼다에게 더욱 더 힘든 시간이 오리라 생각하지만 F1 팬으로서는 멋지게 부활해서 메르세데스나 페라리와 겨루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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