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리의 랩타임 경신 - 2017 F1 바르셀로나 테스트 Day7

디펜딩 챔피언 메르세데스의 주요 인사들이 모두 페라리가 메르세데스보다 빠르다는 우려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페라리가 전날의 불운을 떨쳐내고 윈터 테스트 최고기록을 세우며 Day7을 마쳤습니다. 아무리 랩타임 보다는 테스트 마일리지나 프로그램이 더 중요하다는 프리시즌 테스트이기는 합니다만 랩타임 자체를 아예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이쯤되면 페라리가 지난 시즌과는 완전히 달라졌다고 평가해야 할것 같습니다.

세바스티안 베텔을 내보낸 페라리는 오전 세션에 1:19.024를 찍으며 2017 프리시즌 테스트 최고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전날 메르세데스의 발테리 보타스의 기록인 1:19.310보다 0.286초 빠른 기록이기는 하지만 베텔은 울트라 소프트를 보타스는 슈퍼 소프트를 사용한 기록이기 때문에 보타스가 더 빠르다고 할 수 있겠지만 페라리로서는 의미있는 테스트가 아니었을까 생각됩니다.

대부분의 팀이 오전에는 랩타임을 찍어보고 오후에는 레이스 모드를 테스트했기 때문에 랩타임 1-4위의 기록은 오전에 세워진 것들 입니다. 테스트에서는 세팅, 연료, 타이어가 모두 다른 상황이기 때문에 순위를 가늠하기는 힘들지만 레드불과 윌리암스는 숏런보다 롱런에 중점을 둔게 순위표 상에서도 느껴지네요.

메르세데스는 역할을 바꾸어 오전에 루이스 해밀턴이, 오후에 발테리 보타스가 테스트에 임했습니다. 1차 테스트에서 한차례 파워유닛 관련 문제가 있었던것 말고는 별다른 이슈 없이 잘 달려주고 있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페라리를 신경쓰지 않을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메르세데스 인원 뿐만 아니라 레드불쪽 역시 페라리를 경계하고 있는 것을 보면 페라리가 분명 가장 인상적인 테스트를 하고 있다고 여겨지네요.

TOP3에 포스 인디아의 에스테반 오콘이 올라 있는게 흥미롭네요. 포스 인디아는 이번 프리시즌 테스트에서 이런저런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는데.. 아마도 Day7이 가장 생산적인 날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랩타임은 탑 팀들에 비해 쳐져 있기는 하지만 테스트 마일리지까지 고려하면 나쁘지 않았습니다.

제가 보기에 맥라렌 다음으로 많은 신뢰도 문제를 보이고 있는 토로 로소도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오늘도 레드 플랙의 주인공이 되기는 했지만 100랩에 근접하는 프로그램을 소화했고 랩타임은 중위권팀 중에서도 나쁜 축이 아니었네요. 카를로스 사인즈에 따르면 모든 문제는 르노 때문이 아니라고 하니 섀시쪽에서 할 일이 많아 보입니다.

이런저런 문제를 겪고 있는 시스터팀 토로 로소와 달리 형님인 레드불은 별다른 이슈 없이 달렸습니다. 이틀 연속 100랩을 넘게 소화했습니다. 랩타임은 눈에 띄는 모습은 아니지만 레드불은 언제나 프리시즌에서 가장 많은것을 숨기는 팀이기 때문에 랩타임 보다는 마일리지를 더 눈여겨 보는게 좋을것 같습니다.

맥라렌은.. '얘네를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스토펠 반두른의 맥라렌 MCL32는 2번이나 레드플랙을 불러냈고 모두 파워유닛의 전기적인 문제라고 합니다. 아무래도 혼다 파워유닛은 개선된게 아니라 역행한것 같습니다. 일각에서는 자우버보다 못하는게 아닌가 싶은데 그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되었네요.

르노는 오전에 졸리언 팔머가 나오고 오후에는 니코 휠켄버그가 나설 계획이었지만 파워유닛 파츠를 교체하며 시간을 잡아먹게 되자 휠켄버그는 달리지 않았습니다. 자우버는 마르쿠스 에릭슨과 파스칼 벨라인이 각각 88랩과 44랩을 달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