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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 2014시즌 상반기를 기억하는 몇 개의 장면- 3. 햄버거와 멜세데스의 Pure Race! 본문

F1/그랑프리

[F1] 2014시즌 상반기를 기억하는 몇 개의 장면- 3. 햄버거와 멜세데스의 Pure Race!

알 수 없는 사용자 2014. 8. 4.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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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많은 일이 있었던 2014년 상반기가 마무리 됐습니다. 상반기를 정리하며 기억에 남는 몇가지 장면들을 모아보았습니다.

[F1]2014시즌 상반기를 기억하는 몇 개의 장면은........

1. 충격의 헤레즈 윈터 테스트

2. 다니엘 리키아도의 좌절과 약진

3. 햄버거와 멜세데스의 Pure Race!

4. 파이어 & 아이스

5. 2014년의 루키들.....

이렇게 총 다섯가지 주제로 나누어 얘기를 진행해보도록 하죠.


3. 햄버거와 멜세데스의 Pure Race!


"카트시절 새로운 팀에 새로운 컴퍼니, 새로운 팀메이트를 갖기 위해 테스트를 받을 때였어요. 비가 무척이나 많이 왔었는데..조금이라도 더 빨리 달리고 싶은 욕심에 무리를 해버린 나머지 그만 코너에서 튕겨나가 벽을 들이받아 차를 망가뜨려 버렸죠.  저는 '오~노! 오~ 노!'하며 절망하고 있는데...잠시 후 어떤 차가 똑같은 곳에서 똑같이 날아와 망가진 제 차(카트) 위에 포개지는거에요!  저는 울다 말고 '저 멍청이는 누구야?'했었는데......그 멍청이가 바로 루이스었죠!"

- 2013 일본GP에서 니코 로즈버그의 BBC인터뷰 중.......


햄버거의 첫 만남은 영화같이 악수하는 순간 상대의 포스를 느끼고 미래를 보고 천둥번개가 치며 동공이 확장되는 그런 거창한 모습은 아니었다.


아일톤 세나를 동경하고 커서 그가 되고 싶어했던 영국 소년과......월드챔피언인 아빠를 닮고 싶었던 케케 로즈버그의 아들은...카트레이싱 명문팀이었던 mbm.com에서 만나 "Who's that stupid?"라는 말로 인연을 시작한 것이다.

머리카락 색깔부터 성격, 레이싱 스타일..어찌보면 하나부터 열까지 달라도 너무 다른 이 두 소년은...단지 "빠르다"는 단 하나의 공통점과..."F1 드라이버가 되겠다"는 같은 꿈을 꾸고 있다는 것 만으로..."친구"가 되었다!

"친구"와의 승부는 어릴 때 부터 단 한치의 양보도 없이 치열했다.   치열한 만큼 카트레이싱 시절 부터 명승부를 많이 남겼는데...로버트 쿠비차, 알렉산더 부르츠, 로익 듀발과 함께 달렸던 카트 월드컵 파이널은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는 명승부 중의 명승부였다.


다른 이들을 이기기 위해서는 협력을 아끼지 않았지만...둘 다 서로에게 지는 것은 끔찍하게 생각했던 이 "친구"들은....그렇게 서로를 바라보며 경쟁을 해...어느덧 최고의 자리, 먹이사슬의 정점에서 다시 만났다.


이들은 다시 '상대를 이기기 위해 협력'하는 듯 보였다. 물론 서로에 대한 기싸움 또한 잊지 않으면서 말이다.  이 유쾌한 협력의 관계는 그러나, 멜세데스가 최고의 차를 만들어 내게 되면서...다시 한 번 대립의 관계가 되었다.

드라이빙 천재와 노력형 분석가...어린 시절 만나 서로 이기려 싸우다가 정이 들어버린 친구......누구보다 서로의 강점과 약점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이 두 라이벌을.....운명은 그렇게 내버려두질 않았다.

2014년 멜세데스 W05는 프리-시즌 테스트를 거치면서 최강의 머신임이 예상되기에 충분했다.  그럼 남은 것은...?

햄버거는 시즌 스타트 전에 토토볼프, 니키 라우다, 패디 로와 함께 장시간 얘기를 했다.  이 자리에서 난 결론은..."누가 첫코너에 먼저 들어갈 것인지 팀은 결정하지 않는다." 였고, 이 말은 곧 '최초의 라이벌'이자 '평생의 라이벌'인 니코 로즈버그와 루이스 해밀턴의 포뮬러원 월드챔피언 타이틀을 향한 양보없는 혈전을 의미했다!

호사가들은 루이스해밀턴을 위한 팀오더가 내려져 니코 로즈버그의 타이틀 도전은 애초에 불가능할 것이라 얘길 하기도 했고, 포뮬러원에 '친구'란 있을 수 없다고 했지만...그들의 예상은 아직까지는 보기좋게 빗나가고 있다.

드디어 개막전......퀄리파잉은 루이스 해밀턴의 승리였다.  하지만 레이스 시작 단 2랩 만에 루이스의 엔진에 문제가 생겨 차가 멈추면서 레이스 위너는 니코 로즈버그가 낚아 챘다. 사람들은 해밀턴의 불운일 뿐, 나머지 그랑프리에서 루이스의 낙승을 예상했다.

이어진 세팡..루이스 해밀턴의 폴투윈..17초 갭의 완벽한 승리였다. 사람들은 이대로 챔피언쉽이 흘러갈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이어진 바레인에서 사람들은 한 쪽으로 기울꺼라 생각했던 햄버거의 대결이 의외로 팽팽해질 것이라 생각하게 되어버렸다.

패스토 말도나도와 에스테반 구티에레즈의 사고로 출동한 세이프티카가 줄여버린 갭으로 시작된 마지막 열 랩의 배틀은...하나의 팀이 시즌을 지배하고 거기에 한 명의 드라이버를 위한 팀오더가 내려지던 지난 몇 년 간의 지루함과 레이스에 대한 갈증이 한방에 해소되는..그야말로 전 세계 포뮬러원 팬들을 열광시키기에 충분했다!

사람들은 이제 '왜 천재 루이스 해밀턴이 니코 로즈버그를 만만하게 보지 못하는지'를 알게 됐고...더 나아가 '어쩌면 이 승부..설마 로즈버그가?'라는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물론 이러한 배틀이 불편했던 한 사람이 있었다.  토토볼프는 시즌 전의 약속을 잊은 채 팀오더 카드를 만지작 거렸지만, 열광하는 팬들과 컴퍼니의 반대를 무릅쓰고 혼자만의 생각을 관철 시킬 수는 없었다.  다시 모여 얘기를 한 결과는 "팀킬로 차를 부수지 않으면 팀오더는 없다"는 것을 재확인 하는 선에서 팬들을 만족시켰다.

이 후 중국GP와 스페인GP에선 여전히 해밀턴-로즈버그 원투 피니쉬였고, 챔피언쉽 포인트 역시 루이스 해밀턴이 앞서나가기 시작했지만, 안전하게 승리한 중국GP에 비해 스페인에선(루이스 해밀턴이 엔진 매핑에 꼼수를 부렸슴에도 불구하고) 그야말로 로즈버그의 전략이 빛을 발해 레이스 마지막엔 다시 한 번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배틀이 벌어져 불과 0.6초 갭으로 승부가 나버렸다.

사람들은 이제 모나코에서의 승부를 주목했다.  바레인에서 니코 로즈버그는 더이상 양보하는 드라이버가 아니었으며 심지어 스페인에선 전략을 통해 루이스 해밀턴을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모나코 퀄리파잉...마지막 Q3에서 베스트 섹터타임을 기록하며 폴포지션을 노리던 루이스 해밀턴 앞에서 니코 로즈버그가 차를 안전지대로 집어넣고 옐로우 플래그를 불러내는 일이 발생했다.  일부에선 로즈버그가 비열한 꼼수를 썼다며 분노했지만 스튜어드 심사결과 고의성이 입증되진 않았다.  루이스 해밀턴은 불편함을 감추지 않았고, 다시 한 번 섣부른 이들은 "역시 F1나라엔 친구란 없다"를 주문처럼 읊어대기 시작했다. 

하지만...햄버거가 더이상 친구가 아니라고 하던 이들은....이들이 "어떤 식의 친구인지"를 몰랐던 것 같다.  이들은 원래 어릴 때 부터 서로 자기가 최고라며 경쟁을 해오던 친구였다.  이긴 쪽은 으스댔고 진 쪽은 약이 올라 어쩔 줄을 모르던..그래서 다음번엔 꼭 이기겠다 다짐을 하고..역전되면 다시 한 번 으스대고 약올라하던 그런 어릴 적의 모습은..이들의 실력(!)을 키워 준 원동력이었으며...2014년이 돼도 달라지지 않은 듯 하다.

팀은 이들의 모습에 당혹스런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니키 라우다는 '마치 십대들 처럼 아웅다웅한다'며 웃었지만, 토토볼프는 계속해서 '그들은 동료지 친구가 아니다. 친구란 없다'며 "통제"하길 원했다.  

모나코 이 후 미디어는 이들의 오랜 친구관계가 깨졌다며 앞다퉈 기사를 냈고, 해밀턴은 더이상 로즈버그의 집에 밥을 먹으러 가지 않는다는 가쉽까지 들먹였다.

 그에 대한 햄버거의 답은.....이어진 캐나다 그랑프리 레이스 데이에 트윗에 올라온 이런 사진이었다.


이들은 그냥 어린 시절부터 싸우고 경쟁하다 미운정, 고운정이 다 들어버린 '이런 친구'였던 것이다.

이 후 햄버거는 실버스톤과 호켄하임에서 각각 홈그랑프리 우승을 챙겼다!

상반기 마지막 경기였던 헝가로링 레이스......팀은 결국 참지 못하고 이들과의 약속을 깬 채 팀오더를 내려버렸다!  

니키 라우다와 패디 로는 '약속을 깨고 팀오더를 내린 이유'가 젖은 트랙과 세이프티카로 인해 작전이 어긋나 피트월이 패닉에 빠졌다고 해명했지만,  이런 팀오더로 드라이버의 레이스를 통제하고 싶어하던 것이 토토 볼프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멜세데스가 약속했던 햄버거의 Pure Race 보장을 스스로 무너뜨리지 않길 바란다.

모터스포츠로 인한 브랜드 포지셔닝과 마케팅 효과를 알고 있다면 더더욱 그렇다!  멜세데스라는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주는 신뢰감이 자기 팀 드라이버와의 약속을 깨고도 유효하리라는 어리석은 생각은 하지 않길 바란다.  

미디어는 '과연 팀은 이 두 드라이버를 통제할 수 있는가?'에 대해 질문을 쏟아내고 있다!  만약 멜세데스라는 팀이 어리석다면, 부화뇌동하여 통제를 시도할 것이고...똑똑하다면...."우린 우리의 드라이버를 신뢰하고 있다!"라고 해야 할 것이다.

멜세데스 회장 디터 제체는 미디어의 이간질이 가장 극심했던 모나코에서 이 '통제에관한 질문'에 "팬들은 이들이 싸우는 것을 보고 싶어하지 않느냐? 우린 팬들이 보고 싶어하는 것을 볼 수있도록 내버려 둘 것"이라며 드라이버에 대한 신뢰를 확인했다.

니키 라우다는 해밀턴의 헝가로링 팀오더 무시에 대해 "루이스는 팀이 했던 약속을 기억하고 있다. 그것이 그가 옳았다고 하는 이유다"라고 했다.


사람들이 이번 시즌 멜세데스의 레이스에 열광하는 이유가...단지 국영수 성적표와도 같은... "메르세데스 AMG 페트로나스 F1팀"의 레이스 포인트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도 알고 있기를 원한다.




단언컨데........

포뮬러원 역사상 전례가 없는 드라마가 될 이 둘의 레이스가 방해받는 것을 원하는 팬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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