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cent Posts
Today
Total
Recent Comments
TISTORY 2015 우수블로그
관리 메뉴

Route49

영국차의 자존심, 재규어 본문

자동차

영국차의 자존심, 재규어

harovan 2014. 10. 8. 22:53
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롤스 로이스, 벤틀리 같은 초호화 럭셔리 브랜드는 물론 애스톤 마틴과 같은 슈퍼카와 대중적인 복스홀 그리고 수많은 스페셜 리스트가 즐비한 영국 자동차 브랜드 중에서 그래도 영국을 대표할만한 브랜드는 역시 재규어가 아닌가 싶습니다.


세일즈 볼륨에서 보자면 메르세데스 벤츠나 BMW 같은 독일의 프리미엄 브랜드에는 세발에 피에도 미치지 못하고 국내에서는 인지도조차 그리 높지 않은 편이지만 재규어는 확고한 팬층을 가진 몇 안되는 브랜드입니다.



재규어는 영국의 대표적인 프리미엄 브랜드로 그 시작은 1922년 스왈로우 사이드카 컴파니(Swallow Sidecar Company)에서 시작됩니다. 오토바이광이었던 윌리암 라이온스와 윌리암 웜슬리는 모터사이클 사이드카를 제작하는 회사를 잉글랜드 블랙풀에서 스왈로우 사이드카 컴파니를 설립합니다. 


이후 자동차까지 만들어내고는 사이드카는 '스왈로우', 자동차는 'SS 재규어'로 브랜드를 나누었고 회사명도 SS Cars로 바꿉니다. SS 재규어는 출시와 동시에 큰 인기를 끌었고 상류층에게 이른바 Must Have 아이템이 됩니다. 


2차 세계 대전에서 독일에 크게 당한 영국 국민들은 나치 독일의 히틀러 친위대였던 SS에 대한 반감이 엄청났고 이에 따라 SS Cars도 'SS'를 버리고 JAGUAR로 새롭게 태어나 지금 우리가 보는 모습이 되었습니다.



아마 제 또래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재규어하면 위의 그림 같은 모습을 떠올리실게 분명합니다. 워낙에 개성이 강한 디자인을 911처럼 수십년간 고수해 왔으니 당연한 일이지도 모르겠습니다. 둥그런 4개의 헤드램프와 긴 휠베이스 그리고 지하실처럼 넓은 트렁크 공간은 마치 재규어의 지문과도 같았습니다.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가 프리미엄 세단으로 성공하고 포르쉐가 데일리 슈퍼카로 자리매김 하는동안 재규어는 이리저리 자리를 잡지 못하는 느낌이 강했으며 영국에서조차 '아저씨들이 타는 차'가 되어버려 마치 토요타의 크라운이나 현대의 그랜져 같은 느낌을 갖게도 되었습니다. 


하지만 오랜 시간 캐릭터가 분명한 디자인을 유지해 왔으니 911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재규어도 충성스러운 팬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대중 브랜드를 표방하지 않았고 독일-일본 브랜드에 밀려서 그렇지 결코 만만하게 볼만한 브랜드는 아니기도 합니다. 


그럼 재규어의 역사를 조금더 훑어 보겠습니다.



SS Cars로 시작된 SS 1과 SS 2로 시작된 재규어의 역사는 1935년 SS 재규어라는 이름을 얻습니다. 스포츠카(오픈카) 라인의 SS 90, SS 100과 살룬(세단) 라인의 SS 재규어 1½, 2½, 3½을 생산했지만 세계 2차 대전(1939-1945) 기간 중에는 다른 회사들처럼 생산이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전쟁 이후 자금난에 빠진 SS Cars는 루베리 오웬이라는 사업가에 팔렸고 히틀러 친위대를 연상 시키는 'SS' 빼고 재규어 브랜드로 다시 1½, 2½, 3½의 생산을 재개했고 이게 Mk 4(마크 4)로 불리게 됩니다. Mk 4는 상업적으로 성공했고 이후 출시된 XK120, XK140, XK150, E-Type이 잇따라 성공하게 됩니다.


재규어는 1951년 다임러(독일 다임러-벤츠와는 다른 고틀립 다임러로부터 상표 사용권만 사온 영국 회사)의 공장을 빌려 사용하다가 1961년 아예 다임러를 사들이며 리무진 모델로 사용하며 프리미엄 브랜드의 입지를 구축합니다.



승승장구하던 재규어는 뜻밖의 암초를 만납니다. 당시 재규어는 프레스트 스틸(Pressed Steel)이라는 회사로 부터 바디를 공급받아 왔는데 프레스드 스틸을 인수한 British Motor Corporation(BMC, 오스틴-모리스 자동차)은 재규어를 비우선 고객사로 분류하며 BMC의 산하로 들어오라는 압박을 받게 됩니다.


윌리암 라이온스는 BMC와의 일전을 포기하고 순순히 투항해 1966년 9월 재규어는 BMC로 넘어갔고 1966년 말에는 재규어, BMC, 프레스드 스틸을 합쳐 브리티시 모터 홀딩스(British Motor Holdings, BMH)가 만들어 집니다. 


재규어 인수로 덩치를 키운 BMH는 이후 정부를 압박해 1968년 견실한 기업이었던 레일랜드 모터(레일랜드 버스&트럭, 스탠다드, 트라이엄프, 로버 소유)와 합병해 성공해 브리티시 레일랜드(British Leyland, BL)라는 공룡으로 자라납니다. 이후 브리티시 레일랜드는 방만한 경영과 재정난(특히 옛 BMC 디비전)을 겪다가 라이더 리포트를 통해 1975년 국유화 되고 맙니다.




왠만한 공기업은 죄다 민영화 시킨 마가렛 대처가 집권했던 1984년 브리티시 레일랜드는 공중분해되기 시작하며 재규어는 민영화 되어 다시 독립적인 운영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벤츠와 BMW에 대항할 방법을 찾던 미국의 포드(FORD)가 1989년에 재규어의 지분을 사들이며 포드 산하로 들어갑니다.


승자의 저주일까요?(포드의 재규어 인수는 딱히 승자는 아닙니다만..) 애스톤 마틴, 볼보 등의 유럽 브랜드를 쇼핑해 링컨까지 묶어 프리미어 오토모치브 그룹(Premier Automotive Group, PAG)를 구축합니다. 하지만 재규어는 포드에 인수된 이후 단 한해도 흑자를 기록하지 못합니다.


재규어가 흑자를 기록하지 못한 이유는 당연히 판매량 급감.. 그중에서도 재규어와 볼보는 매우 심각했고 재규어가 마지막으로 포드 산하에 있던 해에는 유럽-미국에서의 판매량이 무려 33%가 급감하는 심각한 상황에 처합니다.



적자에 허덕이던 포드는 재규어를 비롯한 PAG 산하의 브랜드를 매각하기로 하고 2008년 1월 1일에 인도의 타타(TATA)를 최우선 협상자로 지정합니다. 2008년 3월에 포드는 재규어와 랜드로버를 타타 자동차로 팔기로 결정하고 같은해 6월에 23억 달러에 재규어-랜드로버를 넘겨 포드 시절의 종지부를 찍습니다. 


이른바 400만원 짜리 '반값' 아니 '1/3값' 자동차로 대표되던 타타 자동차가 영국의 대표적인 브랜드였던 재규어와 랜드로버를 가져갔으니 영국 국내는 물론 다른 나라에서도 걱정과 우려의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타타는 재규어에 적지 않은 투자를 감행했고 그결과 재규어는 이태리의 마세라티를 제외하면 최근 가장 급성장하는 프리미엄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재규어와 랜드로버 매장은 항상 붙어있지요? 현대-기아차 그룹의 현재차와 기아차 같은 같은 지붕 아래 있는 브랜드이니 당연합니다. 판매량이 많다면 딜러망을 분리하는게 좋겠지만 재규어-랜드로버는 세일즈 볼륨이 크지 않은 프리미엄 브랜드이니 유통망은 물론 일부 생산 라인을 공유하기도 합니다.


재규어와 랜드로버가 한 회사가 된 일등공신은 누가 뭐해도 포드입니다. 이미 BL 시절 한 그룹 산하로 들어가기는 했지만 이후 독립적인 회사로 운영되어 왔지만 1989년 포드가 재규어를 25억 달러에 2000년 랜드로버를 27억 달러에 사들여 PAG 아래에 두며 한 회사로 묶였습니다. 


이후 심각한 재정난을 겪던 포드는 재규어와 랜드로버를 패키지로 묶어 23억 달러에 타타 자동차에 넘겼고 6억 달러의 재규어-랜드로버 연금까지 내기로 했습니다.이에 타타는 재규어-랜드로버에 투자할 여력이 생겼고 타타의 이름 아래에서 재규어-랜드로버는 꽤나 성공적인 모습으로 재기하는 분위기입니다.



원래 '재규어' 하면 본넷 끝에 점프하는 재규어의 모습이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최근 출시되는 재규어 차량에는 이런게 사라졌습니다. 교통사고시 사고자에게 치명적인 상해를 입힐수 있기 때문에 이런것들은 사라지는게 추세이기는 합니다.


롤스 로이스는 스피릿 오브 에스터시는 아래로 숨기는 방식을 선택했지만 재규어는 아무래도 롤스 로이스와 같이 제작비용을 맘껏 쓸수는 없는것 같습니다.



요새 재규어는 위 그림처럼 앞에는 동그란 엠블렘을 새겨 넣고 뒤에는 일반적인 점핑 재규어를 조각상이 아닌 부조로 재규어를 형상화 했습니다.



그럼 이제 재규어의 자동차들을 조금 살펴보겠습니다.(제가 좋아하는 차 위주로~)


제가 역대 재규어 모델 중 가장 좋아하는 차는 바로 D-Type 입니다. 도룡뇽 같은 외모지만 매끈한 라인과 모터스포츠를 위해 태어난 스피드의 혈통.. 게다가 최근 생산되는 차에서는 보기 힘든 비대칭 핀까지~


태생부터 모터스포츠를 위해 태어났고 르망 24시의 뮬산 스트레이트에 대비해 드래그를 낮추는 에어로 디자인을 선택했고 안정성을 더하기 위해 스테빌라이징 핀을 장착했습니다. D-Type의 성적표는? 매우 뛰어났습니다. 


생산 첫해인 1954년 르망 24시간 내구 레이스에 참가해 페라리 아메리카에 근소한 차이로 뒤지는 성적을 거둡니다. 이듬해인 1955년 르망 24에서는 마이크 호손(1958 F1 챔피언)이 D-Type에 올라 애스톤 마틴을 물리치고 우승하기도 했고 1957년까지 3연속 우승하는 기염을 토합니다.


D-Type은 레이스 전용모델이지만 보조석, 인테리어, 범퍼등을 설치한 XKSS라는 공공도로를 달릴 수 있는 모델도 있습니다. 자동차광이자 레이서이기도 했던 스티브 맥퀸의 차로 유명하기도 했습니다.



가장 아름다운 차를 뽑는 이벤트가 있다면 빠지지 않고 상위권에 랭크되는 차가 바로 재규어의 E-Type입니다. 1961년 제네바 모텨쇼에서 등장한 E-Type은 엔초 페라리마저 "The most beautiful car ever made"라는 극찬을 했고 당연히 선풍적인 인기를 얻어 페라리 250GT나 포르쉐 911을 위협하기에 충분했습니다.


1961년부터 1975년까지 15년동안 3세대에 걸쳐 7만대 넘게 생산되었으며 쿠페, 2+2 쿠페와 로드스터 버전이 존재합니다. 디자이너는 D-Type을 디자인 했던 말코 세이어로 항공역학자 출신 답게 에어로 다이내믹스를 적극적으로 적용했고 D-Type은 아름다운 곡선을 가진 차로 탄생했습니다.



마치 르망 24시간 내구 레이스의 LMP 카가 튀어나온 듯한 이차는 재규어 XJ220입니다. 재규어가 페라리 F40과 람보르기니 쿤타치를 잡기 위해 만들어낸 슈퍼카로 3.5L 트윈터보 엔진은 최고속도 343 kph로 1992년부터 2000년까지 뉘르부르그링 기록을 보유하기도 했습니다.


XJ220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동안 재규어의 주인이 포드로 바뀌었지만 프로젝트는 살아남았습니다. 재규어와 오랜 시간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던 TWR(톰 윌킨쇼 레이싱)과 콜라보레이션으로 탄생한 XJ220은 가장 빠른 양산차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기도 했지만 얼마가지 않아 맥라렌 F1(372 kph)의 등장으로 가장 빠른 차라는 타이틀은 내놓아야 했습니다.


1992년부터 1994년까지 275대가 생산되어 이른바 레어템으로 1992년 가격은 F40을 능가하는 47만 파운드였습니다. F40은 지금 두배 정도 오른 가격에 거래가 되는데 XJ220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대부분의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그래왔듯 재규어 역시 모터스포츠와 함께 해왔습니다. 1950년대 D-Type으로 르망 24를 휩쓸었고 1984년에는 TWR과 함께 XJS로 유러피언 투어링카 챔피언쉽(WTCC의 전신)을 제패했습니다. 


월드 스포츠 프로토타입 챔피언쉽에서는 보다 성공적입니다. 1987, 1988, 1991년 챔피언에 올랐고 르망 24에서도 1988년과 1990년 우승에 오르며 명성을 쌓아갑니다.



재규어를 인수한 포드는 1999년 스튜어트 그랑프리팀을 인수하기로 결정.. 2000년부터는 F1에도 뛰어듭니다. 프로토타입 스포츠카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고 포드라는 든든한 배경이 있었지만 F1은 만만치 못했습니다. 


재규어 F1 팀은 2000년부터 2004년까지 85 레이스를 뛰는 동안 에디 어바인이 포디움에 2번 오르는데 그쳤습니다. 재정난에 빠진 포드는 F1을 감당할 여력이 되지 못했고 결국 재규어 레이싱을 팔기로 결정합니다. 


재규어 레이싱은 에너지 드링크 레드불의 오너 디트리히 마테쉬츠에게 팔렸고 마테쉬츠는 재규어를 인수해 집중적인 투자를 감행.. 6년만인 2010년에 드라이버-컨스트럭터 챔피언에 올랐고 2013시즌까지 4연속 챔피언에 오르는 놀라운 팀이 되었습니다.



국내에서 재규어의 위상은 분명 벤츠나 BMW 같은 독일 브랜드에 미치지 못합니다. 하지만 타타에 인수된 이후 재규어는 탄탄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내년 XE가 출시되면 소형(XE)-중형(XF)-대형(XJ) 세단의 풀 라인업을 갖추게 됩니다. 고급 세단으로 벤츠-BMW와 경쟁하고 F-Type으로 포르쉐와 경쟁하는 구도는 충분히 예상 가능합니다. 


모든 것이 빨리 변하는 대한민국에서는 이미 '일반적인' 독일차는 이제 더이상 관심의 대상조차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BMW 5 시리즈가 이른바 '강남 쏘나타'로 불릴만큼 많이 팔리고 있는 상황에서 재규어는 신선한 대안이 될것 같습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