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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로 영국 자동차 산업 기반이 흔들릴까? 본문

자동차

브렉시트로 영국 자동차 산업 기반이 흔들릴까?

harovan 2016. 6. 27.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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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모르겠습니다. 영국인들이 브렉시트에 찬성표를 더 많이 던질 줄 몰랐던것처럼 한국가의 특정 산업이 앞으로 어떻게 되겠다..라고 전망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네요. 하지만 분명한 것은 있습니다. 불확실성의 극대화 입니다. 어떤 사회나 단체에서 매니저급 이상의 직책을 맡고 계시는 분들은 잘 알고 계실 '불확실성'의 위험이 영국 자동차 산업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모르겠습니다.



일단 영국과 유럽의 자동차 업계 그리고 전세계의 금융투자에 관련된 전망은 브렉시트가 영국 자동차 산업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일단 예측 가능한 첫 타격은 소비심리 위축으로 인한 내수시장의 축소 입니다. Leave에 투표한 유권자들이 '영국을 위해서 소비를 늘리자'라고 나서기 전까지(그럴리도 없겠지만) 자동차 같은 고가의 상품은 경기 하강기에 선뜻 지출하기 힘든 물건 입니다.



영국 자동차 시장이 10%(일각에서는 17%) 이상 위축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고 현상황에서는 전혀 허튼 소리로 들리지 않습니다. 이는 비단 자동차 산업만의 문제가 아니라 영국 경제 전반의 문제로 당장에 연평균경제성장률을 마이너스로 예측하기도 합니다.



더 심각한 것은 바로 산업기반 자체가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우려입니다. 영국내 연간 1만대 이상 생산하는 자동차 메이커는 모두 8개 입니다. 재규어/랜드로버, 벤틀리, 복스홀, 레일랜드, 미니, 혼다, 닛산, 토요타 입니다. 이중 상용차를 생산하고 있는 레일랜드를 빼면 7개가 남는데 이중 영국 기업의 산하에 있는 브랜드는?? 없습니다. 헤드쿼터에서 큰 그림을 바꾸면 생산기지가 변경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재규어/랜드로버, 벤틀리, 복스홀, 미니 같은 회사는 영국에서 뿌리를 내렸던 브랜드이지만 재규어 랜드로버는 인도 타타에, 벤틀리는 폭스바겐에, 복스홀은 오펠(GM)에, 미니는 BMW의 밑으로 들어간지 오래 입니다. 영국은 유럽 역내에서 독일에 이은 2위의 시장을 가진 나라이기 때문에 브렉시트라는 예측하기 힘들었던 파도가 친다고 모든 자동차 제조기업이 영국을 떠날거라 생각되지는 않지만 적어도 신규투자는 크게 위축될게 분명하고 일부 기업들이 생산기지를 EU 역내로 이전하는 상황이 나와도 이상하게 없습니다.



관전 포인트는 역시 닛산이 아닌가 싶습니다. 닛산의 선덜랜드 플랜트는 캐시카이, 쥬크, 리프 같은 닛산의 주력차종을 연간 50만대 이상 생산해서 유럽에 뿌리고 있습니다. 브렉시트의 결과가 어떻게 다가올지는 모르겠지만 닛산 같은 영국내 투자기업이 플랜트를 정리하고 다른 유럽 국가로 가게 된다면 아마 꽤나 아프게 생각할 영국인들이 적지 않을것 같습니다. 



닛산의 선덜랜드 플랜트는 직접 고용만 5,000명에 가깝고 그 가족과 지역 내에 닛산 관련 산업 종사자가 많기 때문에 브렉시트 투표에서 선덜랜드는 영국에 남기를 원하지 않을가 싶었지만 결과는 61.3%로 잉글랜드 내에서도 EU를 떠나자는 여론이 높았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선덜랜드의 투표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EU 잔류표가 앞서고 있었는데 선덜랜드 개표상황이 더해지며 브렉시트가 현실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광경을 과연 닛산이 어떤 심정으로 바라보고 있었을지는 모르겠네요.



일각에서는 이렇게 말하기도 합니다. '파운드화가 하락하면 영국의 수출경쟁력은 올라간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맞는 말도 아니라는 것은 가까운 예로 아베노믹스가 있겠지요? 영국 같은 똘똘한 나라가 환율이라는 하나의 옵션만 가지고 제조업의 기반을 걸만큼 바보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파운드화가 떨어지면 수출에서 가격졍쟁력을 가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동시에 수입물가가 올라가고 생산단가는 올라가기 마련입니다.



게다가 이혼 과정은 언제나 지저분하기 마련.. EU 회원국들이 영국에게 좋을 일을 시킬리 만무하니 당장에 영국 제조업들은 관세 걱정을 해야 하며 관세 말고도 보이지 않는 장벽과 싸워야 하는데 이게 다 돈 입니다. 자동차 산업을 비롯한 영국 제조업에 투자한 회사들이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영국을 떠날 수도 있다고 말한 이유가 그것 때문이고 미국-EU계 금융기업들은 이미 그런 움직을 보이고 있습니다.



물론 브렉시트 투표가 Leave로 나왔다고 해서 그날로 영국이 EU에서 이탈하는 것은 아닙니다. 최소 2년 길게는 7년 이상의 이혼협상이 있을테고 그 사이 시장은 브렉시트에 둔감해질게 분명하고 영국이 탁월한 협상능력을 발휘한다면 영국내 자동차 산업은 별다른 타격을 입지 않을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럴 확률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브렉시트 투표 이후 영국에서는 'What is the EU?'라는 검색어와 '아일랜드 여권 얻는 법'이라는 검색어가 많이 검색되었습니다. What is the EU는 영국인들이 EU가 뭔지도 모르고 분담금을 뺏어가는 흡혈귀로만 생각했던 무지함을 드러낸게 아닌가 생각되고 아일랜드나 폴란드 여권을 구하는 방법을 알아본 이들은 젊은이들로 영국에서 빠져나가는 것을 고려하는 기업들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브렉시트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다른 정치적인 이슈이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펀더멘탈의 변함은 없습니다. 따라서 오늘 당장에 '생산기지를 옮기겠다'라고 선언하는 자동차 메이커는 나오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모든 관련 기업이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브렉시트 대응에 들어갔고 아마 그들이 만든 시나리오에는 영국 철수가 있을것 입니다. 



이쯤에서 포드와 FCA(피아트 크라이슬러)의 상반된 베팅이 비교되네요. 포드는 영국내에서 중요한 자동차 메이커였지만 2012년 승용차, 2013년 상용차 생산을 중단하고 다른 유럽지역으로 생산기지 기능을 이전했습니다. 이에반해 FCA는 2014년 100년 넘게 터전으로 삼았던 이태리 토리노를 떠나 영국 런던에 새 헤드쿼터를 차리고 네덜란드에 등기를 했습니다. 포드는 브렉시트 전에 영국에서 짐을 뺐고 FCA는 브렉시트 전에 영국으로 들어가는 타이밍..



물론 FCA가 영국에 생산 플랜트를 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돈을 땅에 뭍고 있지는 않지만 비용(세금) 절감을 위해 영국에 들어갔더니 브렉시트가 뒤통수를 때리는 타이밍입니다. 엄청난 타격은 아니지만 자동차 업계에서는 일단 가장 손해보고 있는듯 합니다. 등기가 되었는 네덜란드로 옮기면? 그것도 만만치 않습니다. 영국에 이어 EU 탈퇴 여론이 높은 나라가.. 북유럽의 덴마크, 스웨덴과 네덜란드, 프랑스 입니다. 암스테르담으로 본부를 옮겼는데 네덜란도 넥시트에 나선다면 FCA는 멘붕이겠지요? 그렇다고 다시 이태리로 돌아갈 수도 없고.. 아마도 미국으로 가겠네요.



여하튼.. 상황이 많이 복잡해졌습니다. 유럽 자동차 산업에서는 당장에 큰 변화는 없겠지만 앞으로 5년 정도는 파급력이 큰 뉴스들이 전해질 가능성이 높네요. 브렉시트 투표 자체가 어떤 법적 구속력을 가지는 것도 아니고 재투표를 하자는 움직임도 있기는 하지만 상황을 돌리기에는 너무 늦은것 같습니다. 고 정주영 회장이 사업을 하면서 가장 두려웠던게 뭐냐는 질문에 '정변'이라 하셨었는데 브렉시트는 영국내에 투자한 기업들에게는 정변에 준하는게 바로 브렉시트 같습니다. 영국인들의 선택을 존중하기는 하지만 세계 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너무 컸고 일부 정치인들의 선동에 당한 것인지 아니면 길게 보면 옳은 선택을 한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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