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WRC, R5로 ERC 참가 가능성

2015 WRC 시즌 현대 WRC는 시트로엥에 밀리며 매뉴팩쳐러 2위 등극에는 실패했지만 M-Sport(포드 피에스타)를 완전히 누르며 그리 나쁘지만은 않은 성적으로 시즌을 마무리했습니다.

WRC 홈페이지에는 현대의 테스트 드라이버인 케빈 어브링의 2016 시즌 출전 일정에 관한 포스팅이 올라왔습니다. 포스팅의 주된 내용은 어브링이 WRC 클래스와 하위 클래스를 번갈아 출전한다는 것인데 포스팅 말미에 현대 WRC의 팀 매니저인 알랭 페나스가 말한게 더 눈에 들어왔습니다.

페나스는 "캘린더가 어렵게 만들어졌다. 우리는 랠리마다 3대의 WRC카를 만들어야 한다. 아마도 우리는 R5를 유러피언 챔피언쉽(European Rally Championship, ERC)에 출전시켜야 할것 같다. WRC에서 할 여력이 안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사실 현대의 ERC 출전 가능성은 이미 오래전에 나온 뉴스이기는 하지만 R5 롤아웃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니 주목할만 하네요.

랠리팬이라는 눈에 띄는 소식이 분명합니다. 현대 본사가 독일 알체나우의 현대 모터스포츠(WRC)에 WRC 하위 클래스인 R5 머신을 개발하라고 주문한건 이미 알려진 사실입니다. R5는 WRC의 하위 클래스인 WRC2에서 달릴수도 있습니다.

WRC와 거의 흡사한 RRC(Regional Rally Car)로 간편하게 출전할수도 있지만 현대가 R5 머신을 개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마도 R5가 전세계 랠리 카테고리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랠리카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현대 WRC가 별도의 팀과 드라이버를 운영하기 보다는 커스터머팀에 차를 팔거나 리스하고 기술지원을 할 수도 있습니다. 전세계 랠리에서 현대의 i20가 달릴수 있다는 말이 되는 것이지요. 또한 강원도가 한국에서 WRC를 개최하려면 APRC 같은 프리 이벤트가 필요하고 APRC에 해외 브랜드 랠리카만 달리는 모습은 현대에게 보기 좋은 모습도 아니고요.

그렇다면 왜 WRC와 같이 진행되는 WRC2가 아니라 ERC일까요? 페나스가 말한 것처럼 현대는 랠리마다 3대(혹은 4대)가 출전하는데 여기에 WRC2까지 하게되면 자원이 나뉘어 WRC 마저 망칠 가능성이 있습니다. 때문에 별도의 일정으로 진행되는 ERC에 출전해 각각의 이벤트에 집중하는게 낫다는 판단 같습니다. 폭스바겐 모터스포츠가 커스터머 폴로 랠리카를 만들지 않는 이유도 같습니다. WRC에 집중하기 위함이지요.(물론 스코다가 그 역할을 하고 있어서 이기도 합니다만..)

ERC와 WRC2에는 시트로엥 DS3 R5, 푸조 208 R5, 포드 피에스타 R5, 스코다 파비아 R5 같은 만만치 않은 차들이 버티고 있어 현대에게는 만만치 않은 도전이 될 것입니다. 아무래도 '더 랠리스트'의 우승자는 현대의 R5 머신을 타고 ERC에 출전할 것으로 보이는데 차가 잘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조금 넓게 생각하자면 R5는 한국 랠리의 밑거름이기도 하니 말입니다.

현대 모터스포츠 랜딩 페이지에는 이런게 올라와 있더군요. 밑도 끝도 없이 2015년 12월 9일.. 관련 기사는 아직 못찾겠고 아마도 2016 i20 WRC를 발표하겠다는 의도 같습니다. i20 로드카 개발이 늦어지며 2015년에 데뷔하지 못한 새 차가 드디어 나오는것 같습니다. 이 자리에서 R5도 등장 할까요? 최근 핑크색으로 위장한 i20 테스트가 진행 중인 영상과 사진이 인터넷상에 돌아다니는데 내년 폭스바겐에 대적할 괴물이 나오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