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WRC 챔피언쉽 포인트 - 프랑스 랠리

폭풍이 강타했던 코르시카 섬에서 치뤄진 프랑스 랠리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로 끝이 났습니다. 야리-마티 라트발라의 우승은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니지만 누구나 세바스티앙 오지에의 우승을 예상했었고 코르시카를 처음 달린 엘핀 에반스의 선전은 누구도 예상치 못했을것 같습니다.

오지에가 SS3 이후 기어박스에 문제가 생겨 서비스파크로 복귀하지 못해 리타이어 처리되었고 이로인해 포인트권에서 멀어졌기 때문에 라트발라의 우승은 그리 놀랄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타막 랠리 우승경험이 별로 없던 라트발라에게 이번 우승은 적지 않은 의미가 될것 같습니다. 일단 프랑스 랠리 2연속 우승이며 둘 다 아스팔트였고 알자스와 코르시카에서 모두 우승했습니다. 그렇다고 오지에나 과거 로브처럼 약점이 없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라트발라의 페이스는 핀란드 랠리 우승이후 매서운건 사실입니다.

호주 랠리에서 오지에가 이미 3연속 챔피언을 확정 지었기 때문에 오지에와의 챔피언 배틀은 없지만 남은 카탈루냐와 웨일즈에서 둘의 대결도 볼만 할것 같습니다. 오지에의 우세가 점쳐지지만 랠리는 다른 모터스포츠에 비해 변수가 넘쳐나는 카테고리이니 또다른 재미를 줄지도 모르겠습니다.

M-Sport의 엘핀 에반스는 2위로 마무리하며 WRC 커리어 최고 기록을 세웠습니다. 홍수로 난리가 난 Day 1에서 깜짝 선두에 올랐고 포디움 밖의 드라이버들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었기 때문에 포디움이 유력하기는 했지만 안드레아스 미켈센의 추격에서 벗어나 2위를 지켜낸 것은 인상 깊은 모습이었습니다. 현역 WRC 드라이버 중에는 경험이 가장 적은 축에 속하는 에반스였기 때문에 압박이 만만치 않았을텐데 포디움을 지켰으니 대단한 일을 했습니다.

현대는 코르시카에서 망했습니다. 에이스 티에리 누빌이 SS1 시작되고 얼마 되지 않아 다리에서 리어를 부딪히며 리타이어했다가 복귀했지만 매뉴팩쳐러 포인트 획득에도 실패했고 아스팔트의 강자 다니 소르도 역시 타이어 펀쳐가 있었기 때문에 제 실력을 뽐내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포디움권에 들기도 했던 파트타이머 케빈 어브링은 5위로 마무리할 수 있었지만 SS8에서 코스를 벗어나 리타이어했습니다. 헤이든 패든이 시트로엥의 매즈 오츠버그를 누르고 5위에 오른게 그나마 좋은 소식이긴 했습니다.

TOP 10 이내에서는 큰 순위 변동은 없었습니다. 폭스바겐 트리오의 상위권 독식은 깨지기 힘든 견고함을 가지고 있고 누빌이 부진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오츠버그와 믹 사이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물론 더이상 부진하면 믹 뿐만이 아니라 에반스에게도 자리를 내어줘야 할것 같지만 말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패든이 타낙을 제치며 8위로 올라선게 아닌가 싶습니다. 현대 B팀 드라이버가 M-Sport 드라이버보다 앞섰습니다. 패든은 자신이 약한 아스팔트 랠리에 대비해 독일 전에는 영국에서 프랑스 전에는 르망에서 따로 트레이닝을 받을만큼 노력했으니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매뉴팩쳐러 순위에는 변동이 있었습니다. 코르시카에서 부진했던 현대가 2위 자리를 다시 시트로엥에게 내주고 3위로 내려 앉았고 이제는 M-Sport에게도 추격의 빌미를 제공하게 되었습니다. 시트로엥과는 불과 1 포인트 차이이고 스페인에서 홈랠리를 맞는 현대의 소르도는 카탈루냐에 강한 면모를 보여왔으니 뒤집기는 가능하지만 13 포인트의 리드를 한방에 반납한건 역시 뼈아프네요.

다음 랠리는 10월 22-25일에 열리는 스페인의 카탈루냐 랠리로 타막과 그레블이 섞여 있는 믹스 랠리입니다. 아스팔트에서 그레블로 바뀌는 노면에 따라 드라이버도 빠른 적응을 해야하지만 차량의 세팅을 바꾸어야 하는 팀의 부담도 상당하며 노면에 따른 타이어 전략도 중요한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