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빈터콘 사임, 레드불 레이싱의 운명은?

지난 밤 폭스바겐 그룹의 마틴 빈터콘 회장이 배기가스 테스트 꼼수논란의 책임을 지고 회장직에서 내려왔습니다. 테스트와 실제 주행에서 최대 40배까지 차이를 만들어 내는 소프트웨어를 심은게 미국 환경보호청(EPA)에 적발되어 최대 21조원의 벌금을 내야할 위기에 처했고 폭스바겐의 주가는 30%이상 폭락하며 폭스바겐 그룹은 일생일대의 위기에 처했습니다.

이에 폭스바겐 그룹의 총수 빈터콘이 책임을 지고 물러난 것인데 생각보다는 빠른게 직을 던졌네요. 저는 빈터콘이 책임을 지는게 맞기는 하지만 이렇게 빨리 사임을 할지는 몰랐습니다. 빈터콘이 책임을 피할수는 없지만 아직 사태파악도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빈터콘이 물러나면 되려 폭스바겐 내의 책임소재가 붕 떠버리는 결과가 나올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이번 사태로 인해 폭스바겐의 타격은 물론 디젤 엔진을 많이 사용하는 독일차와 다른 유럽차까지 의심의 눈초리를 받고 있는 상황이고 'Made in Germany'라는 브랜드마저 흔들리고 있습니다.(물론 이번에 문제가 된 엔진과 자동차는 멕시코 공장에서 나오기는 합니다만 책임은 독일에 있죠) 심지어 독일 녹색당은 이번 사태를 관련해 '독일정부와 EU는 이미 알고 있었다'라는 주장을 하며 단순한 실수나 사기가 아닌 조직적이며 암묵적인 은폐 가능성도 높습니다.

국내 상황도 폭스바겐에게 환경이 안좋아지고 있습니다. 당초 '트릭을 썼다고 하더라도 처벌은 불가능하다'라고 말하던 환경부는 이제사 사태의심각성을 깨닫고 리콜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하고 있지만 제가 보기에는 약합니다. 이미 미국/캐나다에서는 해당 차종의 판매가 중지되었는데 우리는 리콜..

이렇게 생각을 해보면 어떨까요? 어떤 학생이 대학교에 입학하는데 내신성적이나 입상경력을 조작했다고 합시다. 그리고 입학 후 적발되었습니다. 어떤 처벌을 내려야 할까요? 당연히 입학취소 또는 퇴학 등의 처벌을 내려야 합니다. 저는 폭스바겐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인증 당시 속임수를 썼다면 단순히 리콜로 끝날게 아니라 인증을 취소해버리고 해당 차종을 퇴출시켜 버려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국내에도 6만대 정도 풀렸다니 재인증을 받게 하고 때릴수 있는 모든 과징금을 다 때려버려야 하지 않을까요?

F1 진출을 노렸던 빈터콘이 물러났으니 폭스바겐 그룹의 레드불 레이싱 인수는 물건너 갔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빈터콘의 후임은 포르쉐 계열에서 나올 분위기인데 그 배후에는 당연히 페르디난드 피에히가 있습니다. 피에히는 F1에 반대하는 입장이니 최종단계에 이르렀다던 폭스바겐-레드불 사이의 협상은 엎어질 확률이 매우 높아졌습니다.

레드불은 메르세데스에게 엔진 공급을 거부당하고 현재는 페라리도 레드불의 퍼포먼스를 두려워 한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이와중에 레드불은 '경쟁력 있는 엔진을 얻지 못하면 F1 떠날수도 있다'며 페라리에 워크스 지위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어제도 말씀드렸지만 레드불이 페라리에 워크스 지위를 요구하는건 말도 안되는 소리.. 아무래도 협상력을 높이려는 의도 같기는 하지만 최악의 경우 페라리마저 엔진을 줄 수 없다고 하면 레드불은 어쩔수 없이 철수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레드불이 르노와 결별하며 선택할수 있는 옵션들이 하나둘씩 줄고 있는 상황에서 폭스바겐의 빈터콘마저 물러나며 현실적인 옵션은 페라리와 4-5년 정도 함께 가거나 철수하는 길 밖에 없어 보입니다.

이번 폭스바겐 스캔들은 단순히 디젤엔진과 20%에 이르는 독일 자동차 관련 고용시장등 언론에 알려진 부분은 물론 F1의 미래에도 영향을 주네요. F1에게 최악의 상황은 르노가 손 털고 나가고 레드불은 엔진 구하지 못해 철수, 아우디는 F1 진출 불가.. 이 모든게 한꺼번에 일어나면 F1은 무너지거나 반으로 쪼그러들 가능성이 높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