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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폭스바겐은 클린 디젤이 아니었다?

harovan 2015. 9. 22.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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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일이 바빠 자동차 뉴스를 조금 쉬고 있는데 이건 그냥 넘어가기 힘드네요. 이미 뉴스를 접하셔서 잘 알고 계시겠지만 폭스바겐 논란에 관련한 포스팅입니다.



일단 사건의 개요부터 살펴볼까요?

미국 연방 환경보호청(EPA)와 캘리포니아 대기자원 위원회(CARB)는 폭스바겐의 디젤차량의 엔진 관리 시스템에 심어진 꼼수를 찾아냈습니다. EPA와 CARB가 찾아낸 것은 차량이 배기가스 테스트를 할때만 질소산화물 (NOx)같은 대기오염 물질을 줄여주는 것으로 일반 도로에서 일반 모드로 달릴때는 NOx가 최대 40배 이상 뿜어져 나왔다고 합니다.(이는 BMW X5보다 많은 수치였다고 하네요) 이정도면 폭스바겐이 아니라 뻥스바겐이라고 불러도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에 EPA는 폭스바겐 그룹이 미국의 환경기준을 어겼다고 규정.. 클린 에어 액트(맑은 공기법)를 하나를 어길때마다 건당 최대 $37,500의 페널티를 부과할 수 있습니다. 문제가 된 차는 4 기통 디젤 엔진이 사용된 폭스바겐 제타, 비틀, 골프, 파사트 그리고 아우디 A3로 모두 482,000대입니다. 여기에 $37,500를 곱하면 약 180억 달러로 원화로 환산하면 21조원이 넘는 어마어마한 규모입니다.



이에 폭스바겐 그룹의 최고 경영자 마틴 빈터콘은 "폭스바겐 그룹 이사회는 이번 사안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 들이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소비자와 대중의 신뢰를 깨트린 것을 매우 죄송하게 생각한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관계 당국에 협조할 것이며 사실을 투명하고 긴급하게 밝힐 것이다. 폭스바겐은 외부기관이 이번 조사를 맡겼다. 우리 폭스바겐은 소비자의 신뢰를 다시 얻기 위해 어떤 일도 할 것이다. 이번 일로 발생한 모든 피해를 되돌리도록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당연히 해당 차종은 리콜에 들어갔고 미국에서 판매를 금지했습니다. 폭스바겐은 미국시장에서 마이너이지만 미국시장이 가지는 상징성 때문에 전세계 폭스바겐에 어마어마한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당장에 프랑크푸르트 주식시장에서는 폭스바겐의 주가가 곤두박질을 치고 있으며 소비자들이 등을 돌릴게 불보듯 뻔한 상황입니다.



저는 폭스바겐이 왜 이렇게 얼토당토 않은 짓을 했는지 이해할수가 없네요. 자동차 제조사들은 연비 테스트나 배기가스 테스트 같은것에 대비한 이른바 '테스트 모드'라는게 있기는 하지만 폭스바겐의 행위는 관계당국과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를 넘어 사기를 친 것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빈터콘의 발언을 보면 과거 토요타나 타카타 에어백처럼 악화시키지 않게 하려는듯 보이지만 상황을 지켜봐야 겠습니다.



더 재미있는 것은 EPA의 반응.. EPA는 "간단하게 말하자면 이 차들(폭스바겐)은 통상 주행과 배기가스 테스트에서 서로 다른 컨트롤을 하는 소프트웨어가 심어진 것이다. 우리는 폭스바겐의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폭스바겐은 이런 사실을 EPA, 캘리포니아 그리고 소비자에게 사실을 숨겼다. 우리는 폭스바겐에게 더 나은 면을 원한다. 이런 꼼수 장치는 대기 오염 기준을 넘어섰고 불법이다. 그리고 공공의 건강을 해쳤다"입니다.



저는 '공공의 건강' 부분이 눈에 들어오네요. 국내에서 비슷한 일이 있었다면 아마도 초점은 '누가 뭘 위반했다더라. 과징금은 얼마~'에서 끝났겠지만 미국은 꼭 이렇게 '공공의 안녕'을 마지막에 넣네요. 관행적인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대당 $37,500의 과징금은 기업에 단순한 처벌을 내리는게 아니라 흔히들 말하는 징벌적 손해배상 같네요.



같은 차종이 도로를 달리고 있는 국내의 상황은 어떨까요? 미국에서와 같은 꼼수가 드러나면 리콜하고 과징금 때리고.. 당연히 이런 그림이 떠오르지만 그렇게 될것 같지는 않습니다. 환경부는 '현행 법률상 배기가스 관련 소프트웨어 조작에 대한 처벌은 불가능 하다'라고 밝혔습니다. 물리적인 장치의 탈부착을 통한 조작은 처벌이 가능하지만 소프트웨어는 불가능하다.. 뭐 이런 말입니다. 이게 도대체 뭔가 싶습니다. 그럼 노트북 절도는 처벌이 가능하지만 노트북으로 한 해킹은 처벌 못한다랑 뭐가 다른지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폭스바겐 코리아는? 딱 요렇게 말했습니다. "한국은 디젤 차량 규제가 유럽과 같아서 한국에 들어오는 디젤 차량의 엔진은 북미와 다른다. 이번 미국 리콜건은 국내와 관계없다" 딱 제가 예상한 수준의 대응입니다. 폭스바겐 코리아의 최신뉴스는 '폭스바겐코리아, 역사상 가장 강력한 골프 "신형 골프 R" 출시!' 입니다. 폭스바겐 코리아 홈페이지에서는 이번 사태와 관련한 일언반구도 없습니다. 팝업창을 띄우던 보도자료를 내던 뭔가를 해야하는게 아닌가요?



미국은 배기가스 관련 규정과 규제가 전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국가 중 하나이기 때문에 미국 기준과 우리 기준이 달라 처벌을 못하거나 혹은 처벌할 필요가 없을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전세계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사안에 대해 '우리와는 상황이 다르다'라며 어물쩡 넘어가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미국처럼 막대한 과징금을 때리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국내 소비자를 기만하거나 우습게 아는 분위기를 고칠수 있는 액션은 취해져야 하는게 아닌가 고민해봐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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