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WRC 챔피언쉽 - 핀란드 랠리

세바스티앙 로엡의 은퇴 이후 또다른 세바스티앙인 오지에르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기는 하지만 역시 모든 랠리에서 우승하는것은 불가능한가 봅니다. 핀란드는 토미 마키넨과 마르쿠스 그뢴홀름의 전성기 시절에는 비핀란드 드라이버가 우승하는게 신기할 정도였고 그 잘나가던 로엡도 2008년이 되어서나 첫 핀란드 우승에 올랐습니다.

2011부터 2013년까지는 로엡 2회, 오지에르 1회 우승하며 핀란드 드라이버의 강세는 깨지는듯 했지만 2014년에 이어 2015년에도 야리-마티 라트발라가 우승하며 핀란드 랠리는 다시 핀란드 드라이버의 강세지역으로 분류해도 될것 같습니다.

랠리에서 우승하는 시나리오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라트발라의 2015 핀란드 랠리는 오지에르와의 진검승부에서 이긴 것입니다. 라트발라의 랠리 평균 속도는 125.44kph로 2012년 로엡의 시록인 122.89kph보다 높았고 라이벌인 오지에르가 엄청난 불운을 겪었다거나 실수를 한것도 아닙니다.

올시즌 초반 오지에르에게 완전히 밀려 '한물 간게 아니냐?'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고 일각에서는 안드레아스 미켈센의 선전이 라트발라를 위협하고 있다면 자리를 뺏길지도 모른다는 예상도 있었지만 포르투갈에 이어 홈랠리인 핀란드에서 우승하며 2승.. 챔피언쉽 배틀은 이미 끝났다고 생각하지만 무기력하기 시즌을 보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비록 라트발라에 핀란드 우승을 양보했지만 오지에르는 2위를 거의 더블 스코어로 누르고 있고 파워스테이지 추가 포인트는 최대로 챙기고 있습니다. 라트발라는 이번 우승으로 기존 4위에서 2위로 점프했고 2위를 달리던 미켈센은 리타이어로 4위로 떨어졌습니다. 그나저나 매즈 오츠버그는 꾸준히 포인트를 쌓고 있습니다. 현대의 티에리 누빌은 5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나머지 현대 드라이버들은 TOP 10에 턱걸이 하고 있습니다.

폭스바겐은 2015 시즌 3번째 원투 피니쉬로 선두를 이어가고 있고 시트로엥과 현대의 2위 배틀은 이번 핀란드 랠리에서도 결판이 나지 않은 2포인트 차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사르데냐 이후 이어지는 텐션.. 다음 독일 랠리에서는 깨질지 모르겠습니다.

누빌이 4위로 선전하기는 했지만 현대에게는 이번 핀란드 랠리가 그리 만족스럽지 못할것 같습니다. 누빌의 4위는 현대나 누빌이 잘했다기 보다는 앞서 달리던 차들이 줄줄이 리타이어 하면서 얻어 걸린것이고 누빌의 i20는 인젝션 문제로 출력을 제대로 내지 못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별 탈 없이 완주한 누빌의 능력은 인정 받아야 합니다. 헤이든 패든과 다니 소르도는 경중이 있기는 하지만 차량 파손으로 리타이어 하거나 제대로 달리지 못했고 이는 드라이버의 실수라고 봅니다.

오츠버그는 올시즌 3번째 포디움에 오른 반면 크리스 믹은 SS16에서의 사고로 리타이어 했다가 일요일에 돌아왔지만 1포인트를 더하는데 그쳤습니다. 믹의 사고가 없었다면 시트로엥은 현대의 추격에서 더 도망갈 수 있었는데 말입니다. 아르헨티나에서 우승하며 피치를 끌어올린 믹이지만 이후 연이은 실수로 시트로엥의 눈밖에 난것 같은데 이번에도 좋은 분위기는 아닌것 같습니다.

M-Sport의 포드 피에스타는 (제 생각이지만) 정말 빠른차 같습니다. 금요일 오트 타낙과 엘핀 에반스는 각각 댐퍼와 서스펜션 문제로 스테이지 완주만 하는 수준으로 달렸지만 토요일부터 무섭게 치고 올라왔습니다. 타낙과 에반스는 다른 WRC 드라이버에 비해 커리어나 실력이 월등하지 않으니 만약 다른 드라이버가 피에스타를 타면 어떨까 궁금합니다.

다음 랠리는 8월 21일부터 23일까지 열리는 독일 랠리입니다. 독일은 현대에게 좋은 기억이지요? 누빌은 쉐이크다운에서 포도밭을 세차게 굴렀지만 랠리에서는 우승했고 아스팔트 스페셜리스트 소르도가 2위에 올라 현대의 원투피니쉬였습니다.

저는 이 포스팅을 마지막으로 재충전을 하고 오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