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 포뮬러 르노 3.5 포기?

르노 스포트의 공격수라고 할 수 있는 시릴 아비테불은 인터뷰에서 "레드불이 르노 때문에 돈을 잃고 있다는 것은 완전히 받아들일수 없다. 모든 돈은 그들이 직접 쓰는 것이다. 토탈도 그들에게 돈을 주고 인피니티도 그렇고 프라이즈 머니도 그렇다. 5억 유로의 돈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가끔 이상한 소리를 하는 아비테불이기는 하지만 레드불이 르노 때문에 돈을 잃고 있다는 말을 왜 이해하지 못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헝가리에서 르노가 어떤 업데이트를 가지고 왔다는 소리가 없었고 레드불은 시즌 최고의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이것으로 레드불의 섀시가 최강이라고 말하기는 힘들지만 적어도 포텐셜 정도는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레드불은 스스로 돈을 씁니다. 하지만 르노의 엔진 파워가 부족하고 심지어 피스톤 설계가 잘못되어 수개월이 필요해 올시즌은 망친거나 다름이 없습니다. 사실 이정도 되면 르노는 레드불에 정중하게 사과를 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런데 얼마전에는 이런 말까지도 했습니다. '우리는 포뮬러 E에서 성공했으니 괜찮다' 레드불의 조급증도 큰 문제지만 르노의 뻔뻔함도 대단합니다.

차를 샀는데 엔진에 문제가 있는 차를 받았다고 가정해 보시길 바랍니다. 저라면 절대 가만있지 않을테고 아마 대부분의 사람이 그럴겁니다. 그런데 제조사는 '우리가 차 사라고 한게 아니다. 우리는 다른 차를 많이 팔았으니 괜찮다'라고 대응했다면..? 아마 뚜껑 열리겠죠?

시즌 초반 레드불이 도를 넘어 르노를 비난했으니 그에 대한 비난의 레드불의 차지이지만 이후 르노의 행보 역시 절대적인 지지를 보내기는 힘드네요. 팀을 인수해서 다시 워크스가 되려 한다는 소식은 레드불의 심기를 건드렸고 아무래도 레드불-르노의 파트너쉽은 이제 끝났다고 보여집니다.

그런데.. 르노가 포뮬러 르노에 대한 지원 프로그램을 중단할지도 모른다고 하네요. 아비테불은 '우리 혼자서 모든것을 할 수는 없다'라며 최근 1년 동안 전략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로터스 인수에 대해서는 "우리가 고려하고 있는 선택지 중 하나이다. 과거의 실수를 다시 범하지는 않을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르노는 최악의 경우 F1에서 완전 철수하는 시나리오도 있기 때문에 로터스 인수가 이루어지지 않을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F1 엔진 서플라잉도 중단 할 가능성이 있고 이러면 F1이 받는 타격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엔진 제조사는 사실상 메르세데스와 페라리로 줄어들게 되며(혼다 엔진을 누가 쓰려할지 몰라서요) 로터스는 무너질 가능성이 매우 높아집니다.

2005년 월드 시리즈 바이 닛산(과거에서는 스페니쉬 포뮬러 르노)을 인수해 월드 시리즈 바이 르노로 바꾸고 지금은 F1의 공식 피더 시리즈라 할수 있는 GP2보다 더 인기있고 강력한 카테고리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포뮬러 르노를 중단한다? 그렇다면 저는 포뮬러 E 밖에 보이질 않습니다. 포뮬러 E의 성공 가능성이 높으니 갈아 타는 전략이 아닌가 싶네요.

제가 르노라도 F1 보다는 포뮬러 E가 더 매력적일것 같네요. 르노와 닛산은 전기차 판매비중이 다른 브랜드에 비해 매우 높은 편입니다.. 그러니 고비용 저효율의 F1보다는 포뮬러 E에 투자를 늘리는게 더 매력적일겁니다. 더 나아가서는 전기차로 박스카 레이싱을 할 수도 있구요.

월드 시리즈 바이 르노는 최고 클래스인 3.5와 피더 시리즈인 2.0 그리고 트로피(컵)로 이루어졌는데 만약 르노가 이를 포기하면 어디로 갈까요? 현대가 인수해서 N 브랜딩에 이용하라 말해주고 싶지만 싱글시터 오픈휠의 종말이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이번에는 추천해주고 싶지는 않네요.

월드 시리즈 바이 르노는 인수하면 순식가에 세계 모터스포츠의 큰 손이 되고 유럽에서의 인지도는 크게 상승하겠지만 현재로서는 현대가 WRC에 아낌없이 투자하고 최근 불거진 난제를 해결하는게 우선이기는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