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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데일리

답답한 F1, 엔진이나 하이브리드가 문제가 아니다

harovan 2015. 5. 20.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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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니 에클레스톤이 'F1의 하이브리드가 로드카에 적용되지 않는다'라고 말한 것을 두고 메르세데스의 엔진 보스가 즉각 반발하며 그대로 사용한다고 반박했네요. 양쪽의 주장에는 모두 일리가 있긴 하지요. 둘 다 영양가 없긴 마찬가지인것 같습니다. F1의 ERS 개념은 로드카의 컨셉과 일치하니 메르세데스의 주장이 맞기도 하고 한계와 비용을 고려하면 F1의 기술을 로드카에 써먹기 힘들테니 에클레스톤의 말도 일리가 있습니다. 



중요한건.. 로드카의 하이브리드가 F1으로 이식되어 온것이지 F1에서 로드카에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제가 네이버 블로그 시절 KERS를 언급하며 수차례 '토요타 프리우스의 하이브리드와 같다'라고 했었는데 프리우스는 1997년 출시되었고 F1은 2009년 하이브리드를 도입했습니다. 



F1이 자동차 기술을 선도하던 시절은 이미 오래전에 끝났습니다. 오래전 자동차 회사들이 만들어 팔기 바쁘던 시절 레이싱팀들의 기술력은 자동차 제조사보다 뛰어났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지요.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은 이제 크게 몇개의 그룹을 나뉘어 있고 이들의 자금력과 기술력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 되었습니다. 



플라이휠 하이브리드 기술을 포르쉐에 공급하는 윌리암스 같은 팀은 매우 특별한 케이스 입니다. 2015년 현재 페라리/메르세데스/맥라렌을 제외하면 F1 레이싱카의 기술을 로드카로 이식할 수 있는 팀은 없으며 윌리암스 같이 엔지니어링 회사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팀은 더더욱 없습니다. 



매년 최소 수천억원이 필요한 F1 팀 운영을 하며 얻을 수 있는건 이제 마케팅 정도.. 그 마케팅의 위력이라는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파워를 지니고 있기는 하지만 이제 중하위권 팀들은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을 쳐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토요타, 혼다, BMW가 못하겠다며 나가 떨어진 이후 메이저 팀이 생겨나지 않고 있으며 르노는 엔진 공급사로 내려 앉았습니다. 올해 혼다가 다시 엔진을 공급하고는 있지만 2008년 이후 F1의 영향력은 계속 줄어들고 있는 느낌입니다. 26대의 차가 달리는 것을 가정하고 만든 규정이 무색할 정도지요.



반면 WEC를 비롯한 다른 모터스포츠들은 어떤가요? 푸조가 철수하며 위기를 맞았던 내구 레이스는 WEC로 재편하고 토요타, 포르쉐, 닛산이 잇따라 들어오며 전성기로 가고 있고 한때 시트로엥과 포드만 있었던 WRC는 미니와 폭스바겐이 받혀줬고 2014년 현대 참전, 토요타도 복귀를 선언했습니다.



F1이 장난감 취급했던 포뮬러 E는 르노가 차를 만들고 아우디는 압트에 이름을 걸고 있습니다. 시트로엥이 버진을 통해 들어가며 볼보 역시 관심을 보였습니다. 그런데 F1은 어떤까요? 토요타, 혼다, BMW가 물러나고 2010년 새로 들어왔던 3 팀 중 2 팀이 사라졌고 마루시아는 버진 시절부터 수차례 주인이 바뀌었습니다. 2016년 하스가 들어오기는 하지만 큰 기대를 거는 시각은 보지 못했습니다.



관중은 줄어들고 당연히 수익은 감소.. 유럽의 유서 깊은 그랑프리들은 못해먹겠다고 아우성이고 FOM은 신흥국들에게 고액의 개최권료를 얻어내는데 만족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그럴 일은 없겠지만) 페라리가 '우린 F1 안하고 WEC 할란다'하고 훽 돌아서 버리면 어떻게 될까요? 10년 안에 F1은 붕괴되고 말겁니다.



F1 전략회의에서는 F1을 되살리기 위한 여러가지 아이디어를 논의했지만 제가 보기에는 대부분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 같습니다. 시즌이 끝나고 나누어 주는 프라이즈 머니를 지금보다 공평한 구조로 바꾸고 기술경쟁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F1을 재설계 하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F1은 기로에 서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형 자동차 제조사들이 손을 털고 나갔고 뒤이어 들어온 스몰팀은 추풍낙엽처럼 쓰러지고 있으며 중위권팀들은 숨을 헐떡 거리며 겨우 명맥만 이어가고 있습니다. 뉘르부르그링이 돈이 없다며 독일 그랑프리를 포기했고 몬자 역시 위험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F1 최대주주인 CVC는 돈을 긁어 모으고 있고 FIA는 '내 권한 밖의 일이다'라고 방관하고 있는것 같습니다. 



F1 그랑프리는 인간이 할 수 있는 고도의 엔지니어링 스포츠로 스피드를 추구하는 인간의 본능을 기술로 구현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게 어느 순간부터 스포츠의 영역을 훨씬 넘어선 비지니스가 되어 버렸고 이제는 자동차를 만드는 회사들조차 감당하기 힘든 괴물이 되고 말았습니다. 앞으로 얼마간은 지금까지의 관성으로 더 이어지기는 하겠지만 근본적인 변화가 없다면 F1은 흔히 말하는 '모터스포츠의 최고봉' 자리에서 내려와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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