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쿠마 사토 우승, 알론조는 엔진 블로우 - 2017 인디 500

우승후보들이 줄줄이 사고로 리타이어 하면서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는데 결국 타쿠마 사토가 2017 인디 500에서 우승하는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지난해 100번째 인디 500에서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알렉산더 로시가 우승하는 드라마가 펼쳐졌는데 101번째 인디 500에서는 사토가 주인공이었습니다.

F1 팬들에게는 익숙한 이름이지요? BAR와 슈퍼 아구리에서 달리던 그 사토 입니다. 2008년 슈퍼 아구리가 시즌 중에 F1에서 철수하자 사토는 2010년부터 인디카를 달렸지만 성적은 신통치 못했습니다. 인디카에서 1승이 있기는 했지만 인디 500에서 최고성적은 13위가 최고였고 이번 인디 500 레이스 종반까지도 사토를 주목하는 이는 거의 없었습니다.

레이스 초중반에 문제가 있어 15위 밖으로 쳐지면서 중계화면에서도 사라졌지만 잇단 사고와 세이프티카로 인해 피트스탑 타이밍에 따라 유불리가 심하게 갈렸고 페르난도 알론조와 알렉산더 로시 같은 드라이버가 대표적으로 손해를 봤고 사토와 맥스 칠튼 같은 드라이버가 엄청난 이득을 봤습니다.

인디 500에서 3번 우승했던 엘리오 카스트로네베스는 혼다 엔진 드라이버들과는 다른 피트전략으로 그리 큰 손해도 없었고 이득도 없었습니다. 레이스 종반 선두를 달리던 칠튼이 4위까지 쳐지자 우승 배틀은 사토와 카스트로네베스 사이에서 벌어졌고 강력한 혼다 엔진을 가진 사토가 카스트로네베스를 제치고 2017 인디 500에서 우승했습니다. 물론 첫 일본인 우승자 입니다. 읿본인 우승자라니.. 만약에 올해 르망 24h에서 토요타가 우승하면 일본은 난리가 나겠습니다.

여기서 잠깐.. 강력한 혼다 엔진?? 저를 비롯한 F1 팬들에게는 낯선 소리겠지만 인디카에서 혼다는 쉐보레보다 강력한 퍼포먼스를 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디카에서도 신뢰성 문제는 여전해서 이번 인디 500에서 혼다 엔진이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았고 쉐보레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었습니다.

혼다 파워유닛의 신뢰성에 가장 큰 피해를 본 것은 아마도 페르난도 알론조일 것입니다. 알론조는 레이스 중반 가장 강력한 모습을 보였고 우승 가능성이 높아 보였습니다. 하지만 다른 차의 사고로 세이프티카가 나오며 피트스탑에서 엄청난 손해를 봤고 선두권에서 9위까지 밀렸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론조는 한계단씩 올라오며 선두권을 따라잡고 있었지만 21랩을 남겨두고 엔진 블로우.. F1에서 많이 보던 장면이 인디 500에서도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라이언 헌터 레이와 페르난도 알론조라는 유력한 우승후보가 혼다 엔진 때문에 날아가 버렸습니다.

이로써 맥라렌은 손익계산이 분주해지겠고 혼다는 F1 팬들에게 또다시 부정적인 인상을 심어주게 되었습니다. 알론조는 인디 500에 처음 참가함에도 불구하고 레이스에서 가장 강력한 퍼포먼스를 보여주었는데 21랩을 남겨두고 신뢰성 문제로 리타이어 했으니 혼다는 다시 한번 평판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고 맥라렌은 알론조를 잃을 가능성이 높아진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