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2년 연속 스파 24 우승 - 2016 블랑팡 GT

제가 24시간 레이스를 좋아하는 이유는 딱 한가지.. 재미없는 레이스가 없기 때문입니다. 24시간 레이스를 24시간 라이브로 본 적도 없고 이번 주 같은 경우 F1 독일 그랑프리와 WRC 핀란드와 겹치며 스파 24의 경우 제가 본 부분보다 보지 못한 부분이 더 많지만 역시 드라마였습니다. 어둠, 비, 펀쳐, 사고, 페널티, 드라이버 스틴트.. 스프린트 레이스에서 보기 힘든 것들을 한번에 보여주는 종합 선물 세트라고나 할까요?

2016 블랑팡 GT 스파 24시간 레이스 역시 드라마 였습니다. 나이트 레이스에 비, 역전, 추격, 사고 이런 장면들이 나왔고 언제나 그렇듯 24시간 내구 레이스의 우승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2016 스파 24의 우승은 바로 로우(ROWE) 레이싱의 #99 BMW M6 GT3 입니다. BMW가 M6 GT3를 내놓은 이후 첫 메이저 대회 우승입니다.

레이스 초반에는 람보르기니 우라칸과 아우디 R8 LMS의 대결이었지만 곧 #99 BMW M6 GT3가 리드를 잡았습니다. 하지만 레이스 중반부터 이어진 M-Sport의 #8 벤틀리 컨티넨탈 GT3와 대결은 피를 말렸고 레이스 종료 30여분을 남기고 내린 비로 인해 피트했고 웻 타이어로 교체하는 동안 #8 BMW M6는 선두로 올라섰고 그대로 우승 했습니다.

사실 2016 스파 24는 시작부터 시끄러웠습니다. 퀄리파잉에서 상위 20위를 추려 다시 퀄리파잉을 추려내는 '슈퍼폴'에서 1-6위를 싹쓸이한 팩토리 서포트 메르세데스 AMG GT3에서 점화 타이밍이 호몰로게이션을 위반것으로 밝혀져 퀄리파잉 기록이 삭제되어 슈퍼폴 최하위로 밀렸고 레이스에서 5분 스탑 고 페널티를 받게 되었습니다. 폴포지션은 #28 아우디 R8에게 돌아갔습니다.

저는 AMG GT3 중에서 우승이 나올 것이라 예상했었기 때문에 충격적이었습니다. AMG GT3는 최근 각종 대회에서 우승을 하고 있었고 2016 뉘르부르크링 24에서는 1위부터 4위를 휩쓸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강력한 우승후보하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호몰로게이션 위반이었다니 어안이 벙벙 하더군요. 5분 스탑 고 페널티라면 2랩 이상의 손해를 보는 상황이었지만 저는 그것도 약하다고 생각했고 아니나 다를까 TOP 10에 3대가 AMG GT3이고 AKKA ASP #88 AMG GT는 2위까지 올라왔습니다.

호몰로게이션 위반이라면 저라면 실격까지 생각하겠는데 가장 많은 차를 내보낸 메르세데스의 대부분을 날린다는 정치적인 위험을 감수하지는 않더군요. 마치 조직적인 도핑을 했던 러시아의 올림픽 출전을 허용한 것이나 다름없는 ICO와 스파 24/블랑팡 GT는 크게 다를게 없어 보입니다.

사실 AMG GT는 2-3위로 더블 포디움에 오를뻔 했습니다. 웻타이어를 차기 위해 마지맛 피트스탑을 했던 HTP의 #86 AMG GT가 람보르기니 우라칸에 언세이프 릴리즈를 해서 드라이브 스루 페널티를 받았는데 이 페널티가 아니었다면 BMW M6 우승에 5분 스탑 고 페널티를 받은 AMG GT 2대가 포디움에 오르는 그림이 그려질뻔 했습니다.

스파 24가 블랑팡 GT로 편입된 이후 가장 성공적인 차였던 아우디 R8 LMS는 이번에도 적지 않은 차를 내보냈지만 우승은 BMW M6에게 뺏기고 메르세데스 AMG GT에게는 완패했습니다. 아우디 R8 LMS는 TOP 10에 4대가 올랐고 여전히 가장 믿을만한 GT3 레이싱카이기는 하지만 밸런스 조정이 없다면 앞으로 험난할것 같습니다.

종료 30여분을 남기로 내린 비는 포지션을 휘저었습니다. 브뤼셀 코너에서는 우박이 내렸던 뉘르부르크링 24 만큼은 아니었지만 슬릭 타이어를 차고 있던 차들이 속수무책으로 미끄러지는 모습이 보였고 웻타이어 교체 타이밍에 따라 희비가 교차 되었습니다. 마지막에 내린 비의 가장 큰 수혜자는 우승한 #99 BMW M6와 3위로 포디움에 오른 #28 아우디 R8 LMS이고 피해자는 #8 벤틀리 컨티넨탈과 #86 AMG GT가 되겠네요. 

생각해 보니 BMW는 스파 24에서 2년 연속 우승을 했고 이러나 저러나 포디움에는 독일 브랜드만 올랐네요. 작년 스파 24에서는 당시 구식이었던 BMW Z4가 우승을 했습니다. 작년까지 메르세데스 SLS GT3를 운영하던 로우 레이싱이 올해는 BMW M6로 갈아탔고 우승까지 차지해 BMW는 최근 아우디가 강세를 보여오던 스파 24에서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