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C 포인트 시스템 개정두고 현대-폭스바겐 갈라져

WRC의 포인트 시스템 개정 두고 폭스바겐과 현대가 서로 다른 의견을 보이고 있습니다. 현행 시스템은 매뉴팩쳐러 팀에 2명의 드라이버를 두고 2명의 포인트만 매뉴팩쳐러 포인트에 합산 하는 방식입니다.

때문에 B팀을 운영하고 있는 폭스바겐과 현대의 경우 3대, 현대의 경우 4대까지 한 랠리에 출전하지만 A팀과 B팀이 나뉘고 포인트도 따로 계산 합니다. WRC는 이런 현행 포인트 시스템 대신 한 팀에 3명의 드라이버까지 달릴 수 있게 하고 상위 2명의 포인트만 합치는 방식을 추진 중에 있는데 폭스바겐과 현대가 서로 다른 의견을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폭스바겐의 보스 조스트 카피토는 Autosport와의 인터뷰에서 "지금게 잘못된게 없으니 바꿀 이유가 없다. 이런 규정이라면 영드라이버가 절대로 들어오지 못한다. 3명의 좋은 드라이버가 필요하고 스페셜리스트가 필요하다. 나이 많은 드라이버들은 나가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안드레아스를 쓰는 것은 영드라이버로서이다. 이런 규정이라면 그는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현대 모터스포트의 보스 미쉘 난단은 전혀 다른 생각 입니다. 난단은 "좋은 생각이다. 모든 팀들이 3대를 달리게 할 것이다. 좋은 일이다. 쇼가 커지고 더 많은 드라이버를 필요로 할 것이다"이라 말했고 FIA의 랠리 디렉터 야르모 마호넨은 A-B팀이 주는 혼란이 줄어들 것이라며 "현재 2개의 팩토리팀이 이렇게 달리고 있다. 이건 사람들을 헷갈리게 한다. 같은 차를 몰지만 다른 팀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아이디어는 이미 2004년에 논의 되었다가 논란 속에 사라졌었습니다. 때문에 폭스바겐의 입장에서는 '이전에 무산되었던 것을 왜 다시 꺼내드냐?'라고 항변하는게 당연합니다. 하지만 저는 나쁘지 않은 생각 같습니다. 폭스바겐이야 A팀의 세바스티앙 오지에와 야리-마티 라트발라를 붙박이로 쓰고 있지만 현대의 경우 로테이션을 하고 있으며 스페셜리스트를 쓰는것과 마찬가지 입니다.

과거 시트로엥도 그랬고 푸조도 그랬고 드라이버 로테이션과 스페셜리스트 투입은 WRC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일이고 팬들이 헷갈려 하는것 또한 사실입니다. 때문에 3대를 모두 워크스 매뉴팩쳐러로 하고 상위 2대의 포인트만 사용하자는 개정안은 제 눈에는 나쁘지 않은듯 합니다.

카피토가 말한 것처럼 올드 보이들이 은퇴하지 않아 영드라이버들에게 기회가 없을 것이라는 주장보다는 난단의 말처럼  더 많은 드라이버를 필요로 할 것이라는 의견이 더 설득력 있어 보이고요. 워크스팀은 3명의 팀 말고도 개발 드라이버를 두어야 할테고 자연스럽게 영드라이버를 키울 여력은 된다고 봅니다. 물론 이마저도 경험 많은 노장의 자리가 될 수는 있겠지만 그건 시스템 개정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보기도 하고요.

언뜻 생각하기에 현대에게 더 유리해 보이기는 하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고 보여집니다. 현대와 폭스바겐의 드라이버 라인업을 생각하면 폭스바겐의 B팀 안드레아스보다 월등하다고 말할 수 있는 현대 드라이버가 있나요? 물론 시간이 지나면 상황은 변할 수도 있지만 말입니다. 현상황에서는 새 시스템이 도입된다면 폭스바겐이 더 압도적인 위치에 오를것 같네요.

물론 문제는 있습니다. M-Sport 같이 재정여력이 뛰어나지 않은 팀이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3대를 굴려야 하는 상황 입니다. M-Sport는 캘린더에 랠리가 하나 더 늘어나는 것도 반대했었고 이유는 당연히 '돈 없다'였습니다. 랠리카가 한 대 늘어난다는 말은 그저 차 한대와 드라이버 하나가 아니라 관련 미캐닉을 비롯한 인력과 스패어 파츠 그리고 물류까지.. 꽤나 복잡한 일입니다. 재미를 위해서는 3대가 좋지만 M-Sport를 생각하면 쉽게 결정할 문제는 아닌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