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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 배기가스 불법조작 - 네버엔딩 디젤 게이트 본문

자동차

닛산 배기가스 불법조작 - 네버엔딩 디젤 게이트

harovan 2016. 5. 17.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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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후부터 포털, 미디어 그리고 자동차 매니아 사이에서 크게 다루어졌던 닛산의 배기가스 조작설을 다루어 볼까 합니다. 과연 믿을수 있는 자동차 회사가 과연 있기나 한건지 다시 한번 의심할 수 밖에 없는 사건이네요.



일단 '닛산이 디젤엔진의 배기가스를 조작했다'라는 사건의 개요는 이렇습니다. 작년 폭스바겐의 배기가스 조작이 미국에서 들통난 이후 전세계 주요국들은 폭스바겐의 디젤 차량 뿐만 아니라 다른 브랜드의 디젤 모델은 문제가 없는지 검사에 들어 갔고 독일에서는 메르세데스-벤츠와 BMW가 이태리에서는 피아트가 프랑스에서는 르노가 의심을 받았습니다.


각국에서 인증 당시 나타난 데이타와 실제 데이타의 차이가 수십배에 이르는 차량이 쏟아져 나왔지만 이는 '법률 위반'과는 별개의 문제로 프랑스의 르노 말고는 잠잠해 지는 양상이었는데 한국에서 닛산 캐시카이가 문제가 되어 버렸습니다.



환경부는 닛산 캐시카이는 엔진 흡기온도가 35℃ 이상이 되면 배출가스 재순환 장치(EGR)을 꺼버리는 임의설정이 되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EGR은 2010년 이후 대부분의 디젤엔진 차량에 장착된 장치로 배기가스를 일부를 연소실로 다시 보내 연소온도를 낮추어 배기가스를 줄이는 장치 입니다. 통상 흡기온도가 지나치게 높아지면 엔진 보호를 위해 EGR의 동작이 멈추기는 하지만 문제는 닛산 캐시카이의 EGR이 35℃에서 동작이 멈춘다는 것입니다. 외기온도가 20℃ 정도가 되는 상황에서 20여분간 달리면 흡기온도가 35℃가 된다고 하니 캐시카이의 EGR은 통상적인 온도에서는 차량운행 20분 이후에는 작동하지 않는다고 봐도 무방하다는 말이 되겠습니다.



'제작자동차 인증고시 제2조'에 따르면 일반적인 운전이나 사용조건에서 배출가스 시험모드와 다르게 배출가스 관련 부품의 기능이 저하되도록 그 부품의 기능을 정지, 지연, 변조하는 행위(임의설정)를 금하고 있는데 닛산 캐시카이는 의도적으로 임의설정을 했다는 것입니다. 통상 다른 차들이 EGR 동작을 멈추게 만드는 흡기온도는 45-50℃도 정도이니 캐시카이의 35℃는 문제의 소지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닛산 코리아는 과거 폭스바겐 코리아와 달리 빠른 대응을 했습니다. 닛산은 보도자료를 통해 '닛산는 과거나 지금이나 어떠한 불법적인 조작-임의장치를 사용하지 않았다', '캐시카이는 유럽에서 유로6 인증을 충족했듯 한국에서도 적법한 인증절차를 통과했다', 'EU 규제기관들이 닛산 차량에 EGR 임의설정을 하지 않았다고 결론 내린 바 있다'라는 주장을 했습니다.



아직까지 환경부가 맞는지 닛산이 맞는지 판단하기는 이른 상태.. 하지만 분위기상 닛산에게 유리하지는 않습니다. 일단 폭스바겐 이후 2번째로 걸려든 모양새이며 캐시카이가 일본산이 아니라 영국 선덜랜드에서 만들어진 것도 악재입니다. 한국에서 보도가 나가자 유럽쪽에서도 일제히 이번 사건을 다루고 있으니 한국에서 뿐만 아니라 유럽에서 캐시카이를 해부 하려들게 분명합니다.



게다가 캐시카이가 르노 엔진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르노는 이미 프랑스 당국으로부터 배기가스 조작을 의심받아 압수수색까지 당해 '제2의 폭스바겐'이 되는게 아니냐는 전망과 함께 주가폭락을 경험했습니다. 르노와 닛산은 카를로스 곤 회장에 의해 경영되는 사실상 한지붕 회사로 통상 '르노-닛산'동맹으로 불리며 엔진은 물론 섀시까지 함께 사용하기 때문에 한국과 프랑스 상황이 합쳐지면 르노-닛산 전체로 불이 옮겨 붙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닛산 캐시카이 말고도 실내 인증대비 실외 도로주행 테스트에서 엄청난 배기가스를 뿜은 차들은 많습니다. 하지만 공부를 못하는것과 컨닝을 하는것은 별개의 문제처럼 실제 배기가스 배출량 보다 더 문제가 되는것은 속임수를 써서 당국과 소비자를 기만했느냐는 심각한 문제라고 봅니다. 물론 닛산의 주장이 사실이고 환경부가 오해한 일종의 해프닝으로 끝날 수도 있겠지만 20분 달리면 EGR이 꺼지는 차는 쉽게 납득이 되질 않습니다. 디젤 게이트의 시발점이 되었던 폭스바겐의 경우 유로6에서는 별 문제가 없고 되려 다른 브랜드에 비해 좋은 결과를 보이고 있는데 닛산은 유로6에서 문제가 터졌네요.


5월 중 청문절차를 거쳐 한국 닛산이 받게될 처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 3억 3천만원의 과징금(814대 × 2,726만원 × 1.5%)


- 판매된 캐시카이 814대 리콜과 판매 정지, 인증 취소


- 한국 닛산 대표 형사 고소



제가 보기에 한국 닛산이 비난의 화살을 피해갈 가장 좋은 방법은 흡기온도 35℃에서 고무재질의 EGR 파이프가 녹는 것을 보여주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이마저도 그리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말입니다. 어떤 이유에서 다른 차들은 금속재질로 만드는 EGR 파이프를 고무로 만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이유야 어찌되었건 한국에 들어온 캐시카이는 애초부터 EGR을 쓸수 없는 차가 되어 버릴테니 말입니다. 유럽형과 다른 EGR 시스템이어도 국내 소비자를 기만했다고 밖에 생각할수 없고 말입니다.



상황이 참 재밌게 되어가고 있습니다. 얼마전 미쓰비시의 연비조작은 미쓰비시에서 OEM으로 경차를 받던 닛산에 문제제기로 세상에 드러났습니다. 미쓰비시 자동차가 존폐의 위기에 처하자 닛산이 최대주주가 나서겠다고 나섰는데 이번에는 닛산이 배기가스를 조작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습니다. 게다가 닛산의 형님격이라고 할 수 있는 프랑스의 르노 역시 아직 혐의를 완전히 벗지 못하고 있는 상황..



르노의 소형 SUV 캡쳐를 스페인에서 제조해서 르노 삼성이 국내로 들여온 QM3의 실제 배기가스 배출량도 캐시카이 못지 않지만 임의조작이 발견되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유독 르노 엔진(아마도 K 계열이지요)을 사용하는 차들의 실제 배기가스 배출량은 다른 브랜드에 비해 심각할 정도로 많습니다. 닛산과 르노가 혐의를 벗더라도 남는 문제는 적지 않네요. 일단 자동차 인증절차를 대폭 강화해 자동차 메이커들의 도덕적 해이(사실 사기..)를 원천적으로 막고 심각한 배기가스를 뿜어내는 디젤 자동차에 대한 페널티성 정책도 연구해야 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요새 많이 다루어지고 있는 '징벌적 손해배상'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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